트럼프發 '25% 관세 폭탄' 국내 증시 직격…코스피 2400선 구간 진입탄핵 심판 선고 등 당분간 韓증시 변동성 심화…외국인·기관 동반 매도세증권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우려 높아진다"원·달러 환율 '오르락내리락'…'상호관세는 美에도 악재' 관측에 소폭 하락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코스피가 다시 25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과도 앞둔 만큼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9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37p(1.45%) 하락한 2469.42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일 대비 68.43p(2.73%) 내린 2437.43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일부 회복하면서 2460선을 횡보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10억 원, 1287억 원 팔고 있는 가운데 개인만 홀로 6967억 원 순매수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삼성전자(-2.89%), SK하이닉스(-2.98%), LG에너지솔루션(-4.10%), 현대차(-1.48%), 삼성전자우(-1.68%), 기아(-1.30%) 등 주요 수출주 대부분이 하락하고 있다.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상호관세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증시가 하락 출발했다'며 "백악관의 추가 발표나 글로벌 증시 동향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강한 조치로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며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유럽연합, 대만, 중국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도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베트남 46%, 태국 36%, 중국 34%, 대만 32%, 스위스 31%, 인도 26%, 한국 25%, 일본 24%, 유럽연합 20% 등이다. 이번 상호관세 부과 조치는 국제경제비상권합법(IEEPA)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은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며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을 갈취 당해왔으나 이제 더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2일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기 시작한 날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사실상 백지화 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자동차의 81%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산 쌀에 최대 5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며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비금전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되자 뉴욕증시 시간외거래에서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S&P500과 나스닥100 선물이 각각 3%, 4% 이상 급락했다. 특히 정규장에서 5%대 상승세를 보인 테슬라가 상호관세 여파로 시간외거래에서 8%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정규 개장 전 한국 대체거래소(ATS) 프리마켓에서도 대부분 종목이 급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2~3%대 하락세를 보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당장 자동차 등 주요 수출제품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베트남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대미 수출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471.0으로 개장한 후 1472.5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전환해 현재 1466.5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환율 상승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상호관세가 미국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1460원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는 세계 경제에도 악재이지만 미국 경제에도 악재"라며 "환율은 상대 개념이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 움직임이 우려처럼 움직이지 않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5일 기본관세 10%를 먼저 부과한 뒤 9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점에서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