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 짜리 스타트업을 찾아라

[마케팅 버즈워드] 고가치 비상장 기술기업 '유니콘'

이연수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3.22 16: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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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버즈워드] 유니콘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이라 부르기 시작한 기원은 2013년 벤처 투자가로 일하던 에일린 리(Aileen Lee)가 미국의 스타트업 전문지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기고했던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에일린 리는 어떤 스타트업에 임의로 투자했을 때 이 스타트업이 10억 달러의 가치를 갖게 될 확률을 구하고자 미국 스타트업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리고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는 ‘유니콘’ 기업은 그 중 0.7%인 39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서는 평균 4개의 유니콘이 탄생했으며, 페이스북과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소비자지향적인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확률이 더 높고, 반면 기업지향적 스타트업은 수적으로는 적을지라도 더 ROI가 높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가장 유니콘이 많이 탄생한 지역은 예상대로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였다. 



최근에는 유니콘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미국의 포춘 지가 선정한 2016년 10대 유니콘 중 2, 5, 7위를 차지한 것은 것은 각각 샤오미, 디디 쿠와이디(자동차 호출 서비스), 차이나 인터넷 플러스(구 마화텅 馬化騰)로 모두 중국 기업이며, 인도의 플립카트(Flipkart)도 8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6년 기준 여전히 미국이 전세계 유니콘 기업 중 57.8%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액으로 계산해도 미국이 56.9%를 차지한다. 출처

가진 것이라고는 아이디어뿐인 이런 스타트업들이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 데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은 바로 기술발전으로 인해 과거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더욱이 이런 상품과 서비스의 마케팅은 전통매체가 아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핀터레스트 등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정보전달이 신속히 이뤄지며, 그에 따라 투자자본도 신속히 움직이게 된 것이다. 

물론 유니콘 투자에 대한 전망을 모두가 ‘무지개 빛’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는 벤처 캐피털이 과도한 투자를 하는 불 마켓(bull market) 환경 역시 유니콘들의 비정상적이리만큼 신속한 성장의 배경으로 꼽았다. 닷컴시대 버블 이후 투자처를 찾아 다니던 벤처 캐피털들이 스타트업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실제 유니콘이 시장공개(IPO) 될 때 투자자들이 투입한 비용에 비해 턱없이 낮은 평가액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도 기업공개 시기나 저돌적인 투자와 무관하게 대형 유니콘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소비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새로운 니즈를 찾아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이를 해낸 스타트업은 ‘승자독식’ 원리에 의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용이하다. 페이스북, 링크트인(LinkedIn), 타블로(Tableau)와 같은 경우가 바로 여기 해당한다. 투자자들이 찾아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유니콘들이다. 

유니콘들이 하도 크게 성장하다 보니 블룸버그 비즈니스 지는 데카콘(Decacorn)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스냅챗처럼 100억 달러 상당에 달하는 유니콘을 말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뿔이 하나만 있다는 전설 속 동물 유니콘일까? 에일린 리에 의하면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확률이 0.7%이니 ‘희귀’하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대중문화에서 유니콘이 차지하고 상징적, 은유적 의미를 생각해보면 새로운 느낌도 든다. 

원활한 배변을 위한 다리받침을 개발한 '스쿼티포티(SquattyPotty)' 사는 
유니콘이 등장하는 B급 화장실 유머로 놀라운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선 유니콘은 성소수자(LGBT)들이 사용하는 은어다. 현대 서구 대중문화에서 유니콘은 흔히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무지개와 연관되는데, 무지개 역시 지난 세기부터 성소수자들의 상징으로 이용돼 왔다. 유니콘과 무지개를 연관시킨 B급 화장실 유머 수준의 콘텐트들이 다수 탄생하게 된 맥락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유니콘과 무지개의 연관성은 한 장난감 회사의 상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마이 리틀 포니즈(My Little Ponies)로 인해 완전히 고착됐다. 


첨단기술과 전설의 동물 유니콘 사이에도 공통점은 있다. 두 가지 모두 추상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유니콘이 사람들의 의식에 존재하는 동물이라면, 우량독립기업 유니콘들이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는 웹 혹은 어떤 클라우드 어딘가에 전기신호로 존재한다. 옛 사람들은 일각돌고래의 뿔을 유니콘 뿔이라고 속여 팔아서 이익을 취했다고 한다. 내가 지금 혹시 일각돌고래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니콘을 키우고 싶은 투자회사들이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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