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등급은 재활용 용이하게 하기 위한 분류 기준일 뿐 안전성이나 유해성과는 무관"국내 식품의 용기·포장, 6개월마다 공인연구기관에 안전성 테스트 거쳐 "안전성 입증"
  • ▲ 각종 음료수 페트병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 표시. ⓒ김수경 기자
    ▲ 각종 음료수 페트병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 표시. ⓒ김수경 기자


    우리가 자주 마시는 생수와 콜라, 쥬스와 같은 음료수는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의 페트(PET)병에 담겨 있다. 모든 페트병에는 재질을 확인할 수 있는 '리사이클 마크(재활용 마크)'가 표기 돼 있다.

    최근 SNS 등 인터넷 상에서 플라스틱 표기를 두고 "등급이 높을수록 인체에 유해하고 등급이 낮을수록 안전하다"와 같은 유언비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높은 등급의 제품을 모두 버리는 소비자들까지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리사이클 마크' 안의 번호는 제품을 모두 사용한 뒤 재활용품으로 배출할 때 분리 배출의 기준이 되는 표시일 뿐, 안전 등급과는 무관하다.

    이 번호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플라스틱 소재들을 분류한 것으로 미국에서 먼저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현재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 ▲ 리사이클 마크.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 리사이클 마크.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이 마크는 1 PETE(페트). 2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3 PVC(폴리염화비닐) 4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5 PP(폴리프로필렌), 6 PS(폴리 스티렌), 7 Others그 외의 재질)을 의미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7 Others 위험 등급이기 때문에 절대 써서는 안된다. 7 Others 찍혀있는 화장품을 모두 갖다 버렸다"는 글을 올리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7 Others 아직 널리 사용되지 않는 소재를 모아 표기한 것으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 A를 사용하지 않은 플라스틱도 여기에 속한다. 즉, 환경호르몬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우리가 마시는 음료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은 대부분 페트이다. 페트는 유리병이나 금속재질에 비해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며, 종이 재질에 비해서는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 ▲ 국내 유통 중인 가공식품의 용기·포장 재질별 사용실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 국내 유통 중인 가공식품의 용기·포장 재질별 사용실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용역연구개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통 중인 가공식품의 용기·포장 재질별 사용실태 조사 결과, 합성수지제(플라스틱, 84.7%), 금속제(8.2%), 유리제(5.0%), 종이제(1.1%), 고무제(0.9%)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음료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는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 뒤 시중에 나오게 된다.

    코카콜라 측은 "한국에서는 식품 용기로 사용되어지는 모든 용기에 대해 그 용기 제조자가 식품의약처에서 정한 '기구 및 용기 포장에 관한 기준 및 규격' 기준에 따라 공인기관에서 6개월에 한번씩 안전성 테스트를 하고 합격받아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이 안전성 테스트는 중금속 및  환경호르몬등의 용출테스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카콜라에서는 모든 식품 접촉 물질에 대해 사전 승인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이중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사용하고 있는 모든 포장용기에 대해  재질별로 6개월에 한번씩 총 8가지 기준에 의한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제품만 용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용기에 대한 법적 기준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농심과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한국야쿠르트, 팔도 등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식음료 업체는 6개월마다 안전성 테스트를 받고 합격한 제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각종 음료수의 용기로 사용되는 페트병은 공인연구기관의 안전성 검사를 모두 통과한 제품"이라며 "사용법만 주의하면 환경호르몬이 음료 내에 섞일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경제DB
    ▲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데일리경제DB


    식약처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료수 병으로 많이 사용되는 페트병에서 식품으로 이행될 수 있는 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 등이 용출되는 수준을 조사한 결과 안전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생수, 음료수, 주류, 유지 제품 등을 저장·보관하는데 사용하는 페트병으로부터 식품으로 이행우려가 있는 안티몬, 게르마늄,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류 가소제 등의 용출량을 파악했다. 

    조사결과, 게르마늄, 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류 가소제는 검출되지 않았다. 안티몬,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는 저장기간, 온도, 햇빛 노출이 증가할수록 용출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모두 기준 이내로 안전한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페트병에서 식품으로 이행되는 물질들의 용출 수준이 안전성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온도, 햇빛 등 보관 조건과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며 "용출 수준을 최소화 하기 위해 페트병에 포장된 식품을 유통하거나 보관할 때에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페트병은 일회 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입구가 좁아 깨끗이 세척하고 건조하기가 어렵고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사용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명찬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한 방송을 통해 "최근에 미국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환경호르몬이 나오는지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다"며 "한 논문에 따르면 페트병에 물을 넣고 냉동고에서 얼린 뒤 녹은 물에서 가소제 성분이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적인 조건에서 페트병에 물을 담으면 괜찮지만 뜨거운 물을 담거나 얼렸다 녹는 과정에서 페트의 구조가 바뀌고 거기서 가소제 성분이 노출 돼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