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통·통근, 완행 따로 운영 계획… 통근 수요 최다 추정입찰제안 英용역업체 JDP도 변수… 유럽철도 요구 가능성
  •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사업 MOU.ⓒ연합뉴스
    ▲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사업 MOU.ⓒ연합뉴스

    2층 고속철도(KTX)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건설사업(이하 말~싱사업) 수주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밝힌 고속열차 운행계획에 통근 셔틀 열차가 포함돼 있어 수송력을 높일 수 있는 2층 고속열차를 입찰과정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견해다.

    26일 말~싱사업 한국사업단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싱가포르는 오는 12월5일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시할 계획이다. 발주국가의 구체적인 입찰제안요청이 나오면 한·중·일 삼국의 수주전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예정이다.

    말~싱사업은 말레이시아 구간 300㎞와 싱가포르 구간 30㎞를 고속철로 잇는 민관협력사업이다. 사업비는 120억 달러쯤으로 추정한다. 개통 시기는 2026년 11월이다.

    중국은 자본력, 일본은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는 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2층 KTX가 사업 수주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가 사실상 3가지 유형의 열차를 운행할 계획인 가운데 열차 수요가 많은 구간에 2층 고속철도를 투입하는 방안을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발주국에서 특정 구간에 통근 열차를 운행하고 싶어 한다"며 "열차 수요가 많은 구간인 만큼 수송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2층 KTX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한국사업단 설명으로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는 2024년쯤 고속철도 운영사 2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운영사는 각각 직통·셔틀과 완행열차를 운영하게 된다.

    발주국은 특히 말레이시아 이스칸다르 푸테리지역(조호르바루역)에서 싱가포르를 잇는 구간에서 통근 셔틀 열차를 운영하기를 원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열차 수요가 통근 셔틀-직통-완행열차 순으로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운송 수요가 많은 구간에 2층 KTX를 투입해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RFP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열차 운영 구상을 토대로 경쟁입찰 전략을 짜는 것은 섣부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RFP를 마련하는 용역업체로 영국 JDP사가 선정된 만큼 2층 KTX 투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JDP는 말~싱사업에 채택될 고속철도 기술과 안전 표준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업체라는 점 때문에 신호·통신 등 고속철도 시스템과 관련해 유럽 기준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사업단 한 관계자는 "세계 표준도 유럽 철도를 따라가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철도 선진국인 프랑스의 경우 철도공사(SNCF)가 지난 2007년부터 2층 고속열차만 구매하고 있고, 앞으로도 2층 열차만 제작·구매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2층 고속열차 콘셉트 디자인.ⓒ코레일
    ▲ 2층 고속열차 콘셉트 디자인.ⓒ코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