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대체 관세' 플랜B 가동 예고 자동차·반도체 등 핵심 수출품 고율 관세 압박 여전韓, 500조 대미 투자 번복 난항 예상기납부 관세 환급 길 열렸지만 … '장기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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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으나,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합의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상호관세가 무효화되더라도 미국 정부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등 핵심 산업에 고율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는 '대체 관세' 카드를 언제든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법적 근거로 삼았던 상호관세를 법을 어겼다고 판단해 무효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한국이 대규모 투자 합의 대가로 25%에서 낮춰 적용받던 15%의 상호관세율은 법적 근거가 사라져 0%가 됐다.그러나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을 열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다음 주부터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즉각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역시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하더라도 불공정 무역을 해결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도구를 사용하겠다며 '플랜 B' 가동을 지속적으로 예고해 왔다.이러한 미국의 강경한 통상 기조 탓에 기존에 합의된 500조 원대 대미 투자를 재협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지난해 관세 투자 협상 당시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배경에는 상호관세 자체보다 파급 효과가 큰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압박이 실질적으로 더 크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이미 15% 관세율을 적용받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대미 투자 재협상을 시도하며 고율 관세라는 위험을 불사하기는 어렵다.여기에 대외적 환경도 한국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 일본이 예상보다 빠르게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하면서 한국의 압박감이 커진 상태다. 또한 무역 합의가 안보 합의와 연동될 수 있다는 점도 치명적인 한계로 꼽힌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은 통상 합의를 흔들려다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한미 합의의 다른 가치 있는 측면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국내 수출 기업들이 그간 납부한 관세를 환급받을 법적 길은 열렸으나,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거래 구조에 따라 관세 부담 주체가 수출자인지 수입자인지 입증하는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관세 주무부처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구체적인 환급 절차 마련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이미 미국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를 필두로 전 세계 1000여 개 기업이 선제적인 관세 환급 소송을 제기해 치열한 장기전이 예고된 상황이다.정부 차원에서도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청와대는 대법원 판결 내용과 미국 정부 입장을 종합적으로 살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역시 김정관 장관 등 수뇌부 주도로 시나리오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