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관세 환급 소송전 발발 조짐불똥은 한국 자동차 업계로 튈 위기세수 펑크 위해 자동차 품목관세 기습 인상 가능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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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통상 무기였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글로벌 무역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기업들이 억울하게 낸 세금을 돌려달라며 254조원 규모의 줄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미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세수 펑크를 메우기 위해 한국 수출의 핵심인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를 기습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254조원 토해낼 위기의 美 정부 … '환급 대혼란' 시작

    미국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최종 판단했다.

    문제는 그동안 부과된 관세의 환급 여부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 예산 모델(PWBW)'에 따르면 이번 판결로 발생할 관세 환급 요구액은 무려 1750억 달러(약 25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거둬들인 상호관세 수입만 해도 1335억 달러(약 193조원) 규모다.

    이미 코스트코, 푸마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 대한전선 등 국내 기업의 자회사들도 관세 반환 소송에 가세하며 소송 건수만 수백에서 천여 곳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이 환급 여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하급 법원에서의 극심한 혼란은 불가피하다.

    캐버노 대법관조차 소수의견을 통해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반환해야 하는지 아무런 언급이 없어 그 과정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 상호관세 무효화에 웃지 못하는 韓 완성차 … 왜?

    표면적으로는 관세 장벽 하나가 무너진 셈이지만, 한국 자동차 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대법원 판결 직후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은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타깃은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관세'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되는 15%의 관세는 이번에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IEEPA 근거)가 아니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다. 즉,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자동차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세수 펑크 보전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풍선 효과'다. 상호관세 무효화로 대규모 세수 공백이 발생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동차 등 품목관세율을 현행 15%에서 대폭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무역법 122조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301조 관세 권한을 결합하면 2026년 관세 수익은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품목관세 강화를 통한 세수 확보 의지를 내비쳤다.

    ◇ "관세 청구서 7조원" … 수익성 직격탄 맞나

    현행 15%의 품목관세 하에서도 완성차 업계의 부담은 막대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지출한 관세 비용은 도합 7조2020억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9.5%, 28.3% 하락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세수 보전을 위해 품목관세를 인상한다면 국내 기업의 수익성 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꺼내 들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승용차 등 일부 품목은 이 임시 관세(150일 한시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지정되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 150일 동안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동원해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업계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았지만 자동차 품목관세는 별도 법적 근거를 갖고 있어 이번 판결과 무관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줄어든 세수를 품목관세 인상으로 보전하려 할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