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판결한국에 적용되던 15% 관세 무효화 트럼프 대통령, '플랜 B' 가동 선언무역확장법 232조 등 기존 관세 유효중첩 적용 시 車 관세 25% 폭등 우려에 대미 투자 번복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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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국가별 상호관세에 위헌 철퇴를 내렸지만, 한국 산업계와 통상 당국의 표정은 밝지 않다.표면적으로는 상호관세가 사라졌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밥줄인 자동차와 철강 등에 더 독한 '대체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법적 무기를 여전히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맺었던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 합의를 우리 정부가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라진 상호관세, 더 큰 파도 '플랜 B'로 덮치나20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은 6대 3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대통령의 권한을 초과했다며 위법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에 적용되던 15%의 상호관세는 즉시 효력이 중단됐다.하지만 안도하기엔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다른 대안이 있다"며 무역법 122조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전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150일간 10%의 글로벌 관세를 한시적으로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 역시 대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하더라도 불공정 무역을 해결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플랜 B'를 가동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아킬레스건 찔린 韓 자동차 … '관세 폭탄' 중첩 우려미국 통상 당국이 꺼내든 대체 관세 수단들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한국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오히려 가중될 수 있다. 대법원이 위법으로 본 것은 IEEPA 기반 상호관세일 뿐,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는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는 15%의 관세가, 철강과 알루미늄에는 2025년 인상 후 유지 중인 50%의 관세가 유효하게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주로 중국을 겨냥해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는 무역법 301조 역시 차등적인 세율로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통상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추가 관세가 이 품목들에 중첩 적용될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관세 위에 10%를 얹겠다고 예고한 만큼, 최악의 경우 한국산 자동차 관세는 25%로,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60%까지 치솟아 치명적인 가격 경쟁력 저하를 겪을 수 있다.◇ 500조원 대미 투자, 엎질러진 물이처럼 품목별 관세 압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 맺은 대미 투자 합의를 번복할 명분은 사라졌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지난해 우리나라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배경에는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파급 효과가 더 큰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압박이 엮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동차 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춘 상태에서, 한국만 선제적으로 합의를 깨고 고율 관세의 도마 위에 오를 수는 없다.특히 일본이 예상보다 빠르게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확정 지으면서 한국의 운신 폭은 한층 더 좁아진 상태다. 자칫 통상 합의를 흔들려다 핵추진 잠수함 등 한미 간 핵심 안보 합의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의 경고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환급 소송 줄 잇지만 … 실효성은 '미지수'일각에서는 대법원 판결로 기납부 관세 환급의 길이 열렸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제무역법원(USCIT)에는 글로벌 유통업체 코스트코를 필두로 한국타이어, 대한전선 등 국내 기업들의 미국 법인을 포함해 세계 1000여 개 기업이 관세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베테랑 통상 전문가들의 시각은 차갑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거래 구조에 따라 수출자가 부담했을 수도 있고 수입자가 냈을 수도 있어 최종적으로 누가 관세를 부담했는지 입증하는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세관국경보호국(CBP)이 구체적인 환급 절차를 마련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실제 환급까지는 수년이 걸리는 치열한 장기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재명 정부와 산업통상부는 이번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미국의 상응 조치를 예의주시하며 시나리오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