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롯데주류는 물론 전통주·위스키업계까지 매출·영업익 감소세 뚜렷토종 위스키 '골든블루'만 유일하게 체면 세워하이트진로·롯데주류, 신제품 맥주로 치열한 경쟁 예고위스키업계, 홈술·혼술족 노린 소용량 제품으로 반등 꾀해
  • ▲ 관련사진. ⓒ하이트진로
    ▲ 관련사진. ⓒ하이트진로

국내 주류업계가 장기화되는 시장 침체에 고민에 깊어지고 있다. 소주와 맥주, 위스키, 전통주 등 주(酒)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매출 감소를 겪는 가운데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무학, 보해양조는 물론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 등 주요 주류기업들은 대부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0.9% 감소한 
1조8902억원, 영업이익은 7.45% 줄어든 12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7.95% 줄어든 384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맥주 등 주류제조판매 지난해 매출액은 73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주류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2.2% 줄어든 32.4%를 차지했다.

부산 및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주류기업 무학은 지난해 매출 2701억원, 영업이익 5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20.9%가 줄었다. 

전라남도·광주 지역의 소주업체 보해양조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7% 줄어든 1155억원을 기록하고 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보해양조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창해에탄올에 인수된 뒤 처음이다. 이 여파로 보해양조 임직원들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임금을 회사 측에 반납했다.

전통주 업계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매년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국순당은 지난해 매출액 697억원, 영업손실 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6% 줄었고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적자다. 당기순손실도 28억원으로 2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상면주가도 지난해 매출 137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위스키 업체들도 위기에 몰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15년 7월 1일부터 2016년 6월 30일까지에 해당하는 2016년 회계년도 기간 매출액은 342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21%, 17.2% 줄어든 수치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2% 줄어든 1055억원, 영업이익은 83% 감소한 44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체면을 살린 것은 토종 위스키 기업인 골든블루가 유일하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매출 1488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0%, 15% 신장했다.

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기업 전체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아마 IMF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한 기업만 안 좋은게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고 있다는 것은 분명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1~2년 사이 과실주와 탄산주 등이 반짝 인기를 얻긴 했지만 금세 시들해졌다"며 "잠깐 눈길을 끄는 상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주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주류업계는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혼술, 홈술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고 값이 저렴한 맥주 신제품을내놓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 다가오는 여름 성수기를 터닝포인트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 ▲ 발포주 '필라이트'. ⓒ하이트진로
    ▲ 발포주 '필라이트'. ⓒ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는 기존 맥주보다 40% 가량 저렴한 '가성비'를 앞세운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를 선보이며 여름 맥주 시장 잡기에 나섰다. 국내에서 '발포주'를 선보인 것은 하이트진로가 처음이다. 

    '필라이트'는 
    355ml 캔 기준 출고가가 717원으로 대형마트에서 1만원에 12캔을 구입할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필라이트는 4월말 출시 이후 20일 만에 초기 물량 6만 상자(1상자=355ml 24캔)가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
    시음행사를 시작한 첫 주말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맛과 품질은 비슷하지만 값이 싸다는 점이 필라이트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올 여름 가성비를 앞세운 '필라이트'로 가정 시장을 선점하고 최근 리뉴얼한 '하이트 엑스트라콜드' 판매 촉진에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 피츠클리어. ⓒ롯데주류
    ▲ 피츠클리어. ⓒ롯데주류



    롯데주류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클라우드'를 잇는 제 2의 맥주 브랜드 '피츠클리어'를 이달 말 선보인다. 
    '피츠'는 알코올 도수 4.5%의 라거로 '클라우드'에 비해 도수가 낮고 가격도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로 프리미엄 맥주 시장을 공략하고 국내 맥주 시장의 약 60%에 달하는 스탠다드 맥주 시장은 '피츠 클리어'로 선점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최근 충주에 약 6000억원을 들여 제 2맥주공장을 완공하고 현재 제품 생산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맥주 성수기인 7월부터는 '클라우드'와 '피츠 클리어'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전망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마케팅으로 신제품은 피츠 클리어에 주력하고 클라우드는 프리미엄 콘셉트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맥주 2공장 내 제품 생산 운영안은 현재 다방면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주력 제품인 '카스'를 중심으로 영업 활동에 집중하고 
    여름 성수기에는 대규모 뮤직 페스티벌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를 개최해 젊은 층과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입 맥주는 버드와이저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을 중심으로 타깃 고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올 여름 맥주 신제품 출시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 ▲ 관련 사진. ⓒ디아지오코리아
    ▲ 관련 사진. ⓒ디아지오코리아


  • 치열한 맥주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위스키 업계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젊은층과 혼술, 홈술족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고
    가의 위스키를 소용량으로 1만원 대의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  

    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200ml 용량의 스카치 위스키 '조니워커 레드 200'를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 200ml' 제품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레드'는 소비자가 8000~9000원, '블랙은' 1만6000원대로, 
    그간 비싸고 접하기 어려운 술로 인식돼 온 위스키 이미지를 탈피하고 가격 부담을 낮춘 점이 주효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주류 업계 중 가장 다양한 소용량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앱솔루트 미니'(375ml)를 비롯해 위스키 제품인 '제임슨 스탠다드'(200ml), '발렌타인 12년'(350ml), '발렌타인 파이니스트'(200ml), '시바스리갈 12년'(350ml), '임페리얼 12년'(350ml), '임페리얼 17년'(350ml), 리큐르 제품인 '깔루아'(200ml, 350ml) 등을 선보여 소용량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
    올 여름 예년보다 심한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주류업계가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여름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맥주의 경우 6월부터 9월까지가 한 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