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국 23만가구 입주… '소화불량' 우려

대규모 입주물량·잔금대출 본격 적용… 역전세난 가능성 '高高'

건산연 등, 공급 부담에 전셋값 하락 전망
"잔금대출 등 각종 대출규제로 '깡통전세' 우려"

성재용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07.07 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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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연합뉴스


하반기 23만가구 입주가 예고되면서 전세시장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저금리 지속에 따른 전세의 월세전환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입주량 증가로 전세물량 증가와 그에 따른 전셋값 하락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 7·22 가계부채관리방안을 본격적으로 적용받는 단지들의 입주가 도래하면서 잔금대출의 어려움이 가중돼 '역전세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7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에서는 모두 23만3436가구(오피스텔 제외, 아파트·도시형생활주택·임대 포함)가 입주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16만160가구에 비해 45.8%, 지난해 하반기 18만3382가구보다 27.3% 증가한 수준이다.

월별로는 12월이 5만5533가구로 가장 많은 입주가 이뤄진다. 이어 △11월 3만8605가구 △7월 3만7362가구 △8월 3만7153가구 △10월 3만3224가구 △9월 3만1559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11만9833가구로 절반 이상(51.3%)을 차지해 가장 많았고,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이 6만2501가구,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2만9697가구,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은 1만4250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시·군 단위로 1만가구 이상 집들이가 예정된 곳은 경기 화성시와 시흥시 두 곳으로, 각각 1만3692가구와 1만25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화성시에는 동탄2신도시에 6140가구가 몰려있을 뿐만 아니라 봉담2지구, 향남2지구 등에 공공임대아파트 입주가 많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 목감지구, 은계지구 등 택지지구에서의 입주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지방광역시 및 지방도시 중에서는 경남 창원시(6192가구), 경북 구미시(5642가구), 대구 달성군(5504가구), 세종시(5264가구) 등에서 5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하반기 중 입주할 예정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공급부담 양상이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산업연구원도 하반기 전국 전셋값이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전국 전셋값은 0.3%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14년 3.4% △2015년 4.8% △2016년 1.3%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물량(78.2%)이 화성, 시흥 등 경기도에 집중된 만큼 수도권 외곽 지역은 전셋값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며 "영남권·충청권도 신규 아파트 공급이 해소되지 못하고 지속된다면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한 지역에 단기간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일대 부동산시장에 전셋값 하락과 역전세난, 급매물 증가, 아파트 매매가 하락 등을 불러온다"며 "하반기 이후 입주물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향후 2년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셋값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부동산114 시세를 보면 상반기 입주물량이 약 1만370가구에 달했던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9.34% 하락하면서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또 충남(-0.78%)과 경남(-0.73%) 등은 신규 아파트 공급 부담에다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경기가 악화돼 전셋값이 하락했다.

세종시 고운동 A공인 관계자는 "일부 아파트 단지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전세 물건을 내놓아도 몇달째 세입자를 맞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새 아파트 입주가 계속 이어지면서 전세물량도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6~2018년 입주물량 현황. ⓒ부동산인포


특히 시장에서는 잔금대출 강화에 따른 전세물량 급증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6·19대책에서 집값 5억원 이하의 서민·실수요자에 대해서는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종전과 동일함에 따라 영향은 없지만, 앞선 2015년 7·22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잔금대출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잔금은 통상 분양가의 30% 수준으로 책정된다. 중도금은 집단대출을 통해 순차적으로 납부하더라도 잔금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대출로 전환해야 돼 적잖은 부담이 생긴다. 이전에는 주담대로 돈을 빌리면 거치기간을 3~5년간 두고 이자만 내다가 만기가 다가오면 원금을 한 번에 다 갚는 방식이었다. 아예 만기를 연장해 이자만 내는 방식도 많이 이용됐다.

하지만 2016년 이후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됐고, 2016년 1월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들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올 하반기 시작된다. 즉 입주가 임박한 계약자들 가운데 원리금 상환 방식의 상환이 버거운 계약자들의 계약 포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7·22대책 영향권에 있는 단지들의 잔금대출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입주를 포기하거나 잔금 부족분을 단기 신용대출을 받아 등기를 마친 뒤 곧바로 전세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도금 집단대출의 경우 수분양자의 신용도가 아니라 건설사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가능하지만, 완공 이후 입주 시점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게 되면 대출을 새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 안 되면 원하는 만큼의 대출금을 받지 못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계약) 포기시 계약자는 보통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시행사에 물어야 한다. 계약금의 해당되는 돈을 날리는 셈이다. 여기에 그동안 냈던 중도금대출 이자도 돌려받을 수 없고, 만약 연체이자가 있었다면 계약 포기시 위약금과 함께 청구된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개인대출을 통해 전세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부터 잔금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등 각종 대출규제가 동시다발로 시행되는 만큼 3040세대 중 전세난을 피해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바뀐 대출조건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일단 대출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겠지만, 전셋값이 떨어질 경우 '깡통전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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