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주장-전해들은 말' 의존하는 특검에 일침"객관적 증거 없이 '정황-추측' 앞세운 여론몰이 집중"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지난 12일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38차 공판에 출석한 정유라에 대한 증인신문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씨의 법정출석 배경과 별개로 정씨의 증언의 증거능력 및 증명력을 놓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날선 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특검은 정씨의 증인신문을 깜짝 이벤트로 연출했다. 공판을 심리하는 재판부 조차 '우리도 30분 전까지도 출석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할 정도로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정씨의 증언은 특검의 결정적 한방으로 활용됐다. 정씨가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이자 삼성의 승마지원 당사자인 만큼 그의 증언으로 공소사실 대부분이 입증됐다는 자평도 나왔다.

    특검은 "승마지원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정씨에게 혼자만 몰래 말 사주는 방식으로 승마지원했다는 것"이라며 "정씨의 증언으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독지원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니까 말을 교체하고 말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로 말을 판 것처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삼성은 이후 함부르크 프로그램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매매계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수채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말의 소유권 및 교환, 허위매각 계약과 관련해서도 정씨의 증언으로 '삼성의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정 씨가 최 씨로부터 '살시도 네 것처럼 써라' '삼성에서 교환하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한 것이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라는 설명이다.

    또 비타나V의 부상정도가 심각했다는 정씨의 설명을 근거로 '비타나V가 10만유로 이상 높은 가격으로 되팔린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 삼성이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앞세워 보이지 않는 제안을 한 결과'라고 문제 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증언의 증거능력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씨가 계약서나 서류를 본 적이 없고, 계약 당시 입회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 사람들과 승마지원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는 증언을 들어 정씨의 증언 대부분이 어머니인 최씨에게 전해들은 내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안종범 수첩이 전문법칙에 따라 '진술증거'가 아닌 '정황증거'로 받아들여진 것과 같은 논리다. 

    정씨의 증언이 전문증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최씨에 대한 신문이 우선돼야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발언 당사자인 최씨에 대한 신문보다 정씨의 신문이 우선되는 이유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이다.

    실제 변호인단은 "정씨에 대한 특검의 3차 구속영장 청구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씨의 증인신문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3차 구속영장 청구를 모면하기 위해 정씨가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씨의 증언 보다 객관적인 증거가 우선돼야한다는 설명도 따라 붙었다. 계약서를 포함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주장이나 전해들은 말'의 증거효력은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사건을 대하는 특검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이 공소사실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언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정황과 추측에 기대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특검이 정씨의 증언 전부가 전문증거라는 사실을 몰랐을지 의문이 든다. 특검이 정씨의 증인신문을 무리하게 강행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정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이 사건을 바라보는 특검의 태도가 명확해졌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