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독대서 합의, 원안 고수했다' 특검 주장 반박방영민 부사장 지주사 전환 제안에 김창수 사장 승인으로 추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에 적극나섰다'는 특검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언이 나왔다.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은 18일 이재용 부회장 등의 4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지시를 받지도 않았고 그런 말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방 부사장이 금융위에 반대가 있더라도 원안대로 전환계획 승인 신청을 강행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같은 내용을 합의했기 때문에 금융위에 강력한 뜻을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방 부사장이 해당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공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방 부사장은 이 부회장의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를 듣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런 말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지주사 전환으로 이 부회장이 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는 금융위 관계자의 물음에는 "생명의 경우 대주주 지분이 50%를 넘어 안정적 경영권 확보된 상태라는 내용을 포함한 상세한 설명을 했다"고 반박했다.

    삼성의 전체 지배구조 개편안을 물어보는 금융위 관계자를 상대로는 "그런 건 있지 않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방 부사장의 증언에 변호인단은 반색을 표했다. 금융지주사 전환이 경영권 승계 때문이 아니며, IFRS4 2단계를 대비한 자본확충 방안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 방 부사장은 본인이 직접 IFRS4 2단계 도입의 대비책으로 지주사 전환을 제안했고,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승인을 받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전실이 앞장섰고 계열사 경영진은 아무런 권한이 없었다는 특검의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한편 특검은 방 부사장을 상대로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파장, 금융지주사 전환을 결정한 배경 등을 집중 확인했지만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언을 끌어내지 못했다.

    특검은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시도한 배경은 삼성이 금융위에 제출한 문건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걸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완곡하고 세련되게 녹아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금융지주사 전환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추진됐다. 전혀 이례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생명이 무언가를 믿고 무리하게 지주사 전환을 고집했다는 주장은 사실관계에 맞지 않을 뿐더러 통상적인 인가절차를 모르는 왜곡된 시각의 결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