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위원회 출범7월 출범위한 준비 작업 진행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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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준비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물동량은 늘어나고 있으나, 중국과 일본 등 해운사들이 몸집을 키우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 해운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위원회가 출범했다 .

강준석 해수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정부 측 인사와 민간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정책 기금을 운영하는 정책금융기관을 하나로 통합해 컨트롤 타워로 기능하게 된다. 해수부 주도로 지난해 8월 설립 방안을 확정하고, 올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공사 설립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았으나 역량 있는 분들을 위원으로 모신 만큼 설립위가 제 역할을 해주시리라 기대한다"며 "국민과 업계의 기대에 부응해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공사 설립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고 밝혔다.

설립위원회 출범으로 사실상 정부 주도의 해운업 재건에 시동이 걸렸지만, 업계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합종연횡으로 얼라이언스를 맺으면서 몸집 키우기에 나선 까닭이다. 특히,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도 여기에 동참, 북미항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일본 해운 3사(NYK, MOL, K라인)의 컨테이너 사업이 오는 4월부터 통합 회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에 이행된다. 2016년 컨테이너 부문 합병을 발표하고, 지난해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를 설립한 뒤 드디어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30만~5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선복량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해운 3사는 합병을 통해 세계 6위 선사로 올라서게 됐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가 확보한 선복량은 총 144만TEU 이상 규모이다. 국적 1위 선사인 현대상선 선복량 34만7000TEU와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큰 규모다.

중국 선사 코스코쉬핑은 홍콩 선사 OOCL의 인수를 연내 마칠 예정이다. 앞서 코스코는 국유 해운사였던 차이나시핑을 합병해 세계 4위로 올라섰고, 홍콩 OOCL과 합병을 통해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코스코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을 제치고 수송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현대상선은 2M(머스크, MSC)과 맺은 전략적 제휴마저 2020년초에 종료된다. 현재 2M과의 동맹기간 연장이나 다른 해운동맹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전략적 협력관계 종료 이후 현대상선이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해 필요한 선복량이 최소 60만TEU로 판단된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적선사들 간 협력도 쉽지 않다. 최근 SM상선은 현대상선에 미주 서안 노선 공동 운항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두 선사 모두 글로벌 영업력이 약한 상태에서 현대상선이 자기보다 더 경쟁력이 떨어지는 SM상선과 협력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은 선사들끼리 뭉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적 선사로 거듭나고 있다"며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지만 선사들 간 실질적인 협력 없이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