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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의 달이다. 애국지사들의 희생이 생각나는 달이기도 하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이름을 되새기며 나라를 지켜준 고마움을 가슴에 담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후손이 당연히 해야 할 과제다.굴지의 그룹을 일군 대기업 가운데서도 근대화의 주춧돌을 놓으며 호국에 앞장섰던 일가가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효성그룹이다. 창업주 조홍제 회장은 해방 이후 삼성 이병철 회장과 동업으로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 등 키워 삼성그룹의 토대를 쌓으며, 경제불모지 였던 한국에 근대화의 주춧돌을 놓은 선구자다.
그는 학창시절이었던 1926년 6.10 만세운동에 앞장서 주모자로 옥고를 치뤘고, 일제강점기 부역을 거부하며 야학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해방 이후 조국근대화를 위해 ‘산업입국’을 기치로 무역과 제조업에 뛰어들어 삼성과 효성을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이후 효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석래 회장은 PBEC, 한미재계, 한일경제인협회 등을 이끌며 민간외교관으로 국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고, 2007년부터는 전경련 회장으로 재계를 대표해 한미FTA 비자면제 등의 외교적 성과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3세 경영인들도 맡은 사업을 이끌면서 사회공헌 등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조홍제 회장, 6.10만세 운동으로 옥고 치뤄 ‘호국의식’ 각인
효성은 선대회장 시절부터 호국보훈에 앞장서 왔다. 조홍제 선대회장은 중앙고보 재학시절인 1926년, 항일독립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 중 하나인 6.10만세 운동의 주모자로 일본 경찰에게 체포돼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당시 체포된 19명의 명단은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옥고를 치루면서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함)
이후 일제로부터 해방되기까지 고향인 함안 군북에서 야학 등을 활동을 하며 경방단장, 면장 등을 맡아달라는 일제의 부역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후 조석래 회장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에게 조국이 힘을 키워야 한다며 애국의식을 수시로 강조했으며, 사업과 육영사업에 헌신했다.조석래 회장, 선친 뜻에 따라 ‘민간외교관’으로 맹활약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항복을 선언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아버지 조홍제 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들 조석래 회장을 무릎에 앉히고 스코틀랜드 민요인 ‘오드랭사인’에 맞춰 애국가를 가르쳐 준 일이라고 한다.
조석래 회장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과 경영에 투신하던 젊은 시절부터 남다른 조국애를 지녔다. 60년대 말 당시 첨단 소재산업인 나일론 사업에 뛰어든 것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이 바탕이 되었고, 선대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을 강조하고, 어떤 경제 상황 속에서도 국가와 국민에게 의지하거나 피해가 가는 경영을 하지 않았다.
전경련 회장을 역임할 당시, 회사나 오너 개인보다 먼저 나라와 경제 전체를 우선하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마포 본사와 여의도 전경련 회관을 오가며 열성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동양학원(동양미래대학 등) 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기술자립을 통한 ‘산업입국’이라는 선친의 뜻을 이어가며, 기술교육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호국보훈의 달’ 맞아, 나라사랑 보금자리 후원과 현충원 참배
2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진행된 ‘나라사랑 보금자리’ 기증식에 3남 조현상 부사장이 참석해 후원금 1억원을 전달했다. ‘나라사랑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육군본부가 6.25와 월남참전 국가유공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로 효성은 2012년부터 참여했다. 기증식 이후 이상운 부회장, 조현상 부사장, 장형옥 부사장, 안홍진 전무 등이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한 참배를 하기도 했다.
효성家 3대에 걸친 나라사랑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88년 전인 1926년 6.10만세운동 당시 학생시절부터 품었던 애국애족의 정신이 대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산업입국의 정신으로 기업을 만들고 육영사업에 힘쏟았던 이들에게 호국의 달을 맞아 큰 박수 한번 쳐주는 것은 지나친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