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SM 시세조종' 김범수 위원장 100일 만에 보석 석방총수 부재 장기화로 멈춰선 카카오 경영정상화 재가동 산적한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 속도낼 듯
  •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뉴데일리 DB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뉴데일리 DB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된 지 100여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총수 부재 장기화로 멈춰 선 카카오의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23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됐으며, 이달 10일 보석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과 보증금 3억원을 조건으로 달며 보석을 허가했다.

    카카오는 3개월간 김 위원장 부재에 따른 초유의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왔다.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내 지배구조 및 쇄신작업을 진행했지만, 각종 대내외적 이슈로 부침을 겪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도네시아와 대만 웹툰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카카오페이는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인수가 무산됐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근무제를 비롯해 카카오VX 매각 등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관련한 노조의 반발에 직면했다.

    특히 총수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 빅테크들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우리나라 대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구심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서다. 미래 먹거리인 AI와 조직의 쇄신을 이끌 사령탑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 346억원, 1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9.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커머스·콘텐츠 등 카카오 핵심 사업들의 부진과 맞물려 카카오 주가도 3만 6950원까지 주저앉았다. 카카오가 최근 내놓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의 경우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다.

    다행히도 김 위원장이 100일 만에 복귀하면서 카카오도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당장 산적한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에도 차근차근 속도를 내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1세대 흙수저 성공신화로 대변되는 김 위원장은 카카오 그룹의 이미지로 연결된다"면서 "재판은 끝나지 않았지만, 보석 상태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