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 올해 들어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수익률 꼴찌기업 주주가치 훼손 개선 및 스튜어드십 코드 충실 의무 필요금투세 시행 불확실성 시장 불안 키워…전면 폐지 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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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을 옥죄는 각종 고질병이 이른바 '코리안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야기한다고 분석한다.특히 무엇보다 한국 증시의 혼란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을 없애야만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포인트(0.48%) 하락한 2605.20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0.95포인트(0.13%) 내린 743.23에 거래 중이다.올해 초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는 하반기 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3.5% 하락했으며, 코스닥은 15.4%가량 내렸다.문제는 전 세계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성적표는 더욱 처참해진다는 것이다.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지수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투자분석기관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 상위 20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등 주요 22개국의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한국의 코스닥지수가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수익률 꼴찌였다. 코스피 역시 글로벌 지수 하락률 4위로 집계됐다.실제 22개국 증시의 주요 지수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건 한국의 코스닥과 코스피, 멕시코의 S&P/BMV IPC, 러시아의 RTSI 등 4개뿐이다. 이 가운데 코스닥이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전 세계 증시는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미국의 거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펼쳤다. 하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불을 지폈다.이에 미국, 대만, 홍콩, 일본 등 주요 증시는 20%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교적 개발도상국으로 꼽히는 인도, 브라질 등도 한국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으며, 현재 전쟁 중인 이스라엘도 8% 넘게 상승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기업이 대주주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거버넌스 정책을 펼치는 점을 꼽는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 점 등은 한국 기업들의 고질병으로 꼽힌다.이에 금융당국은 물적분할된 자회사 상장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모회사 주주에 대한 설명, 소통 등 주주 보호 노력이 미흡하면 상장을 제한하고 있으나, 자본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일부 기업들의 행태는 끊이질 않고 있는 모습이다.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은 이러한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를 강조,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대상 기업의 밸류업 활동을 점검하고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지침 자체는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상법 개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라며 "금융당국이 아닌 정치권에서 활발히 공론화해 관련 방안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무엇보다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금투세를 놓고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이에 정부와 여당에서는 금투세 폐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들은 금투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을 주요 민생 과제로 꼽은 데 이어 야당과의 협의를 거쳐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실제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일 "금투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라며 "여야가 협의해 금투세 폐지 성과를 내겠다"라고 말했다.금투세 시행을 내세우던 야당도 이제는 금투세 폐지에 반대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옮겨가고 있다.민주당은 우선 국정감사가 끝난 후 지도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투세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지도부에 다수 있어 무게가 실리긴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시행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최종 결론을 내기까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