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기대치, 주가에 반영 LIG투자證 노조 "적자 회사가 매각가격 높게 제시한 것 이해 안돼"
  • 최근 각종 신용평가사들이 LIG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자금 조달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 LIG투자증권 노조도 케이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 최종 인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케이프에 대한 낮은 신뢰도 역시 주가에 반영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케이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8% 오른 2505원에 마감됐다. 케이프의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LIG투자증권 본입찰에 참가했던 이달 초 3500원대를 넘던 것에 비해 30% 가까이 빠진 수준이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지난 17일 2880원에 비해서도 10%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달 19일 한국기업평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이후 LIG투자증권의 기업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워치리스트)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LIG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 검토)'로 변경됐다. 이는 3개월 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금 상당부분이 금융권 차입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수익성대비 원리금 상환 압박이 높아질 경우 재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KB 출신이 고위층에 포진한 JB금융지주와 자금동원력이 막강한 희성그룹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인수금액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결국 최종 승자로 낙점받았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케이프 시가총액은 지난달 20일 기준 490억원이다. 주력 사업인 선박엔진부품사업이 침체에 빠지자 지난 2012년에는 115억원을 들여 게임사업에 진출했지만 실적은 부진했다. 케이프는 지난해 연결기준 47억원, 지난 2013년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부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금융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본업의 부진함을 만회할 만한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의 반대도 거세다.

    이에 한만수 LIG투자증권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KB금융지주에게 LIG손보 인수에 준하는 건전한 자본, 고용승계 가능한 자본, 비전을 가진 자본으로 새 주인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엔진을 만드는 모기업을 두고 있고, KB금융지주는 단순히 매각 가격을 가장 높게 썼다는 이유 만으로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케이프는 지난해 연결기준 47억원의 적자회사인데, 1400억이 넘는 매각가를 제시했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7일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LIG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선박엔진 부품 제조업체인 케이프 자회사다. 매각대상은 KB손해보험(전 LIG손해보험)이 보유하고 있는 LIG투자증권 지분 82.36%이며,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제시한 금액은 약 1300억~1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