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지속가능보고서 발표 통해 '탄소 네거티브' 목표 공고화메모리 반도체 공급하는 삼성·SK '비상'美 빅테크들 너도 나도 ESG 목표 높일 가능성...선제적 대응 필요성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업체들에 2030년까지 완전한 '넷제로(탄소중립)'를 요구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MS는 최근 지속가능보고서 발표를 통해 지난해 탄소배출량이 2020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오는 2030년까지 넷제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연간 실질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는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ESG 목표를 세운 것이다.

    MS의 이 같은 목표 달성에 주요 공급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MS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서버용 D램을 주로 공급한다.

    MS가 제시한 넷제로 목표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목표가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205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이행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사용률 3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MS가 제시한 목표에 뒤쳐진다.

    캐나다계 투자은행 RBC 캐피털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MS 공급업체는 이번 MS의 기후 목표를 따라잡기 위해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MS가 자신들의 기후 목표를 따르지 않는 업체와 계약을 중단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MS는 이와 관련해 "아직 계약 중단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이번 MS의 강도높은 ESG 목표가 빅테크 업계 전반에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WSJ는 "공급업체에 새로운 지침을 준수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빅테크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현상 등이 기후위기를 심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MS를 시작으로 미국 빅테크들이 이전보다 수준 높은 ESG 준수를 협력사들에 요청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