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훈풍에 취업자 20만명대 회복, 수출액 7개월째 '플러스'정부, 올해 처음 "내수 회복" 기대감 언급 … 성장률 전망도↑턴어라운드 기대감 솔솔… 학계 "경기 회복세 더 나아질 것"
  • ▲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거리.ⓒ연합뉴스
    ▲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거리.ⓒ연합뉴스
    최근 고용, 수출 실적을 비롯한 여러 지표에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짙게 드리웠던 침체 먹구름이 걷힐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도 처음으로 내수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경기 턴어라운드(상황 호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통계청이 17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9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1000명 늘었다. 지난 3월(17만3000명) 10만명대로 주저앉았던 취업자 수가 한 달만에 20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반도체 호조로 제조업 취업자 수는 17개월 만에 10만명대로 증가했고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도 27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월 기준)를 기록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견조한 고용 흐름이 확인되는 모습이다. 

    수출 지표 역시 좋다. 관세청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수출 지표인 5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68만1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늘었다. 

    우리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가 52.0%나 급증하면서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달까지 6개월째 두 자릿수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월간 수출액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 중이다. 

    물가 상승률도 하향 안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3개월 만에 2%대로 둔화했다. 3%대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최근의 굴곡진 흐름을 벗어나 안정세를 이어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부가 내수 회복을 언급하며 경기 전망이 밝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해 경기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 차이가 있다"라며 내수 부진을 우려했던 평가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수 회복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표가 하나씩 긍정적인 게 나오면서 조심스럽게 톤을 상향 조절한 모습이다. 

    정부가 내수 회복세를 언급한 것은 소비와 투자 지표 개선세 덕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는 각각 전 분기보다 0.8%, 2.7% 증가했다.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선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6% 상승했다.

    전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고용 전망치를 22만명 증가에서 24만명 증가로 상향한 것도 이런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점차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기 전망에 보수적인 정부당국과 예측 정확도가 높은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각각 톤을 높여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고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p)나 확 올리면서 경기 턴어라운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같은 굉장한 불확실한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조심스럽지만 경기가 회복하고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제 주요국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수요를 낮추기 위한 고금리 정책)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인데, 안정화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수출 부분에서 호기가 생기고 또 일부 미중 간의 무역 전쟁으로 반사이익도 어느 정도 볼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기대도 있고 부동산 부분이 회복되는 조짐도 보이고 성장률도 국제기구 등에서 상향 조정을 했다"며 "따라서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2% 중후반대의 성장률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