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진 의학칼럼]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과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그에 대한 보안 방법과 기술도 놀라운 진화를 보이고 있다.
 
개인 식별의 방법으로 사용되어 온 패스워드나 보안카드 대신 각 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이용하는 바이오메트릭스, 즉 생체 인증형 인식 및 보안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진보적인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매트릭스에 쓰이는 신체적 특성으로는 지문, 홍채, 얼굴, 정맥 등이 대표적이다.

눈동자에 있는 홍채는 유아기에 빗살무늬 형태의 홍채 패턴이 형성되며, 유전정보와 무관하여 일란성 쌍둥이도 패턴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사람이라도 두 눈의 홍채가 모양이 다르며 약 10억 명 당 2명 정도가 유사할 정도로 고유하다. 또한 일생동안 거의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현 기술로는 거의 위조가 불가능하고 오인식률이 낮은 특징이 있다. 

아울러 지문보다 많은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고,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해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으며, 비접촉 방식이라 거부감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또 처리 속도가 길어야 2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보다 한 단계 진보한 생체인식기술로 평가받는다. 

최근 눈을 카메라에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비접촉식 홍채인식시스템의 개발로 2~3m 거리에서도 홍채 인식이 가능하다. 현존하는 인체인식 기술 중 가장 뛰어나며 높은 성장가능성과 시장잠재력이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라식, 라섹 등 시력 교정술을 받은 경우나 녹내장으로 홍채절제술 등의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도 다시 홍채를 인식시키기만 하면 얼마든지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요즘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갤노트 7에서 홍채를 이용한 보안시스템이 적용됐다. 네티즌들이 직접 실험한 결과는 인터넷에서 많은 클릭수를 낼 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다. 

일부 인용하자면 안경이나 렌즈, 더 나아가 써클 렌즈는 물론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인식가능하고 가시광선이 아닌 적외선을 감시하는 카메라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문제없다고 하니 지금까지 보안에 관해서는 가장 호평을 받을만하다. 

다만 스마트폰과 25~35cm 거리를 유지하고 화면의 원 안에 눈이 들어오도록 해야 가능하다는 점, 야외에서 햇볕이 쨍쨍한 날에는 직사광선의 영향으로 홍채 인식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 패스워드나 패턴 입력과 달리 정지된 상황을 요구한다는 점은 현재까지의 한계라 할 수 있겠다. 각 기업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홍채 인식 등 인체에 기반한 인식 및 보안 기술은 앞으로도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공인인증서 대신 홍채 인식만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홍채가 지문에 버금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업그레이드 된 기술로 향후에는 카메라를 얼굴 근처에만 가져가도 자연스레 주인을 알아볼 수 있는 인식술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인체에 기반한 IT기술이 어떻게 발전돼 있을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

<이민진 의학칼럼 연재합니다>

뉴데일리경제는 5일부터 <이민진 의학칼럼>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이민진 박사는 이화여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의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 임상강사,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를 거쳤습니다. 한림대의료원 병리과 조교수에 이어 현재 서울적십자병원 병리과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또 기관윤리심의위원회 (KAIRB) 심사위원, 미국암학회(AACR) 대한병리학회, 대한세포병리학회, 대한암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민진 박사는 뉴에이지 정규 앨범 <넌 지금 어디에>를 발매하고 수필집 <오아시스를 클릭하다>를 발간하는등 문화적으로도 활약하는 의료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