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사 정재만 선생의 춤맥을 잇는 수제자들의 춤판


한국 춤의 거목 정재만 선생을 기리는 춤판이 오는 17일 오후 8시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다. 

한국춤의 거목이며 대표적인 남성춤꾼인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정재만 선생이 작고한 지 3년. 그의 제자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재만류의 춤맥을 이어가고 있다. 정재만 선생은 각각의 제자들에게 그에 맞는 스타일로 춤을 추게 했고, 그들을 한 인격체로, 예술인으로 존중했던 정이 많은 교육자이기도 했다. 

이미희(사진)는 정재만류 허튼춤 계보를 잇는 유일한 제자이다. 그녀는 2014년 정재만 선생이 작고한 이후 2015년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몸의 기억’이라는 타이틀로 스승에게 헌정하는 춤판을 벌였다. 
  • 2년이 지난 2017년, 남산골한옥마을과의 공동주최로 두 번째 <정재만류 허튼춤, 그 맥을 잇다 - 이미희의 회상>을 공연한다. 

    2015년 정재만류 춤의 맥을 잇는 첫 번째 춤판도 그러했고 이번에도 스승에게 배웠고 함께 작업했던 춤을 바탕으로 안무하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정재만 선생은 생전에 “허튼춤에는 태평무, 살풀이춤, 승무 등이 모두 담겨져 있어 이 춤들을 모두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춤의 사군자라 불리우는 산조, 태평무, 살풀이춤, 승무 4가지‘매란국죽(梅蘭菊竹)의 춤 미학’을 1부로 구성했다. 

    1부에는 정재만 선생의 제자들이 특별출연한다. 오롯이 정재만 선생의 춤만을 추어 온 큰 제자 전은경과 김미숙이 함께하여 정재만선생의 춤을 그리워하며 헌무(獻舞)한다. 

    전은경은 국립무용단 단원 출신으로 삼성무용단,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안무자를 역임하고 현재 국립무용단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김미숙도 국립무용단 단원 출신으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안무자를 역임하고 충청 지역의 벽사춤 보급화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무용단 수석무용수였던 젊은 춤꾼 정송이도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들은 모두 정재만 선생의 제자로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들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이미희의 춤으로 장식한다. 지난 2015년 첫 번째 공연은 1980년 <허튼춤>을 시작으로 발전하여 1993년 호암아트홀에서 초연되었던 선생의 유작 <허튼살풀이춤>을 재현하여 복원한 무대였고, 이번 ‘정재만 선생을 기리는 두 번째 공연’에서는 허튼살풀이춤을 창작화한 <허튼소리춤>을 재현하여 복원한다. 

    이 춤은 1994년에 정재만 선생이 지금의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추었던 <허튼소리춤>으로, 그녀가 평생 선생님의 춤을 배우고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춤이다. 

    <허튼춤>은 그 이름에서 보듯 즉흥적인, 변화무쌍한 춤으로 공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정형화된 춤사위를 구사하는 춤이 아니다.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등과 같이 삶의 철학과 인생의 관조 등을 담고 있는 춤이며 빠른 발 디딤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는 형식을 지닌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올리는 이번 무대는 우리 춤의 거목 <벽사 정재만 선생>의 춤맥(脈)을 잇는 그의 수제자들을 통하여 다시 한 번 그의 예술혼(藝術魂)을 경험할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공연은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국악당과 서정춤세상이 공동주최한다.

    [프로그램]

     제1부 춤을 대하는 禮(예) 

     · 죽림무 최윤정, 김옥경, 이예림, 김도원, 김혜승, 황윤재
     · 승무 이미희
     · 청풍명월(산조춤) 정송이, 김옥경, 이예림, 김도원
     · 태평무 김미숙
     · 살풀이춤 전은경

     제2부  藝(예)로서의 춤
      · 허튼소리춤(1994) 이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