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미·보령 등 미국암학회서 항암제 파이프라인 공개
바이오 회사들도 대거 참석… 기술수출 성과 기대감 높여
  • ▲ 미국암학회 전경. ⓒ한미약품
    ▲ 미국암학회 전경. ⓒ한미약품


    국내제약사들이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들고 대거 미국으로 향했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8년 미국암학회(AACR)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유한양행, 한미약품, 보령제약 등 상위제약사는 물론 신라젠, 제넥신, 바이오리더스, 에이비온 등 바이오 회사들도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유한양행은 폐암신약 'YH25448'의 전임상결과를 발표했다. YH25448은 경쟁약물인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대비 고용량으로 투여하더라도 피부독성이나 설사 같은 부작용이 적고, 뇌로 암이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능이 높아 글로벌 신약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더 많은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차세대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 3종을 공개하고, 내성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폐암 외 다양한 암 치료 가능성을 발표했다.

    차세대 항암제 3종은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HM43239), 간암 치료제(HM81422), 소세포폐암 치료제(HM97211)다. 특히 소세포폐암은 폐암 중에서 가장 악성도가 높고, 급격히 성장하는데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분야다.

    보령제약은 PI3K/DNA-PK 표적항암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PI3K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 성장, 증식 및 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한다. 또 DNA-PK는 암세포의 생존에 관여하는데, 보령제약은 두 타겟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제 'mJX-594'의 신장암 대상 전임상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mJX-594와 면역관문억제제 계열인 PD-1억제제, CTLA-4억제제가 병용투여돼 완전관해(외견상 질병이라고 판정할 수 없는 상태)와 동물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효과를 보였다. 

    이밖에도 제넥신은 미국 관계사 네오이뮨텍과 개발 중인 혁신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 연구결과, 바이오리더스는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BLS-H01'에 대한 임상2b상(후기 임상 2상) 결과, 에이비온은 항암치료 신약 'ABN401'의 약효 데이터를 발표했다.

    올 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이어 이번 미국암학회에서도 다양한 항암 파이프라인 소개를 통해 기술수출 계약 등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양한 암종에 대한 개발과 글로벌 신약 대비 우수한 효과 등을 통해 국내제약사들의 R&D 역량이 글로벌 수준의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보여준 과정이기도 하다.

    임상단계의 후보물질이 우수한 효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단계가 거듭될수록 변수는 무수히 존재하고 현재로선 성공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해외 학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후보물질을 알리면 경쟁력을 평가받아 2015년 한미약품이 잇따라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던 잭팟을 다시 기대해 볼 수 있다. 한미약품은 이후 기술수출 계약 해지, 개발 중단 등의 악재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여전히 해외에 파이프라인을 알리기 위해 부지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데 주저하지 않는 국내제약사들의 노력이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