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11번가 인적분할 예정… "이커머스 경쟁력 제고"쿠팡-신세계, 최근 투자 유치
  • ▲ 이커머스 기업들의 로고. ⓒ각사
    ▲ 이커머스 기업들의 로고. ⓒ각사

    시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고객들의 니즈를 잡기 위한 빠른 배송 등 끊임없이 시장에서 격돌했던 이커머스업계가 이번에는 투자 유치를 두고 또 다른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지속된 '치킨게임'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오프라인 공룡 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까지 시장에 참가하면서 투자금 유치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쿠팡, 위메프, 티몬 등 기존 이커머스업계는 물론, 온라인사업을 확대하려는 신세계까지 투자금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SK플래닛에서 운영하고 있는 11번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SK플래닛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11번가를 인적 분할하는 동시에 H&Q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H&Q는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과 5000억원 규모 11번가 우선주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8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11번가 신설법인에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이번 분리는 SK그룹이 투자금을 인공지능(AI)과 간편결제 서비스, 신선식품 사업 등에 투입해 치열해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도 최근 블랙록, 피델리티, 웰링턴 등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약 4200억원(4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알려져 있다.

    쿠팡의 투자 유치 방식은 미국 법인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방식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쿠팡은 미국 쿠팡 법인이 한국 쿠팡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쿠팡은 미국 법인이 보유한 투자금을 증자 형태로 한국 법인에 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실제로 쿠팡은 2018년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가운데 약 5100억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 법인 자본 확충에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한 바 있다.

    위메프와 티몬도 자금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태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 2015년 넥슨 지주사인 NXC로부터 1000억원을 투자 유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게임업계에서 추가 자금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실적이 뒷받침되기 시작하면서 불리한 투자는 받을 필요가 없다는 기조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티몬 역시 지난해 시몬느 자산운용에서 500억원을 투자 유치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해 물색에 나서고 있다.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신세계도 온라인 사업 신규 법인에 관한 1조원대 투자 유치 협약을 올해초 체결했다. 해당 투자에는 '비아르브이(BRV) 캐피탈 매니지먼트',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가 참여했다.

    이커머스업계가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업계 주도권을 잡으려는 목표와 생존을 위해서는 자금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는 더딘 반면, 온라인 사업의 확대는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지난해 매출 동향을 집계한 결과 오프라인은 3.0% 성장에 그쳤지만, 온라인은 13.2%의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기업들의 실적은 여전히 적자 상태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조6846억원, 영업손실 63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40.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액도 13%가량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해 매출 4731억원, 영업손실 417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3691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전년(636억원)대비 34.4% 개선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티몬 역시 같은기간 매출 3562억원, 영업손실 1185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대비 35% 증가, 영업적자는 24% 감소했지만, 적자를 이어갔다. 

    즉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투자금 유치가 이커머스 기업들에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그동안 오프라인 형태로 유통업계가 발전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 위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라며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금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다수 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목을 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