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9백만명 이용… T1 출국 4분 단축·상업시설 매출 21% 증가경쟁력 vs 위화감, 패스트트랙 논란 진행형… 국토부 "신중 검토"
  • ▲ 인천공항 전경. ⓒ뉴데일리DB
    ▲ 인천공항 전경. ⓒ뉴데일리DB


    지난 1월18일 문을 연 제2여객터미널(T2)이 인천국제공항의 신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T2 개장 후 처리 용량이 기존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늘면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전체 여객도 증가했다. 덩달아 인천공항 내 상업시설 매출도 뛰었다. 터미널 혼잡을 완화시키는 데도 T2가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즈니스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구축해 놓고도 여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점은 옥에 티로 꼽힌다. '패스트트랙'은 일반 출국 게이트와 달리 신속한 보안검색과 출국심사 절차를 제공하는 전용통로로, 서비스 이용객은 보다 신속한 출국이 가능하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T2 공식 개항일인 지난 1월1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6개월 동안 제1터미널(T1)을 포함한 인천공항 전체 여객 수는 3344만401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970만8026명) 대비 12.6%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하루 평균 여객은 18만3758명으로 지난해(16만3231명)보다 2만명 넘게 늘었고, 지난 2월25일에는 21만5408명이 이용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인천공항 연간 여객이 6900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전체 여객 중 T2 이용자는 908만4630명으로, 여객 분담률은 약 27%에 달했다. 그만큼 전체 여객이 늘어났음에도 인파가 분산돼 터미널 혼잡이 완화되고, 출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은 줄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평균 41분이던 T1의 출국 소요 시간은 T2 개장 이후 37분으로 4분 가까이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T2에서는 출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31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T2 개장 효과로 여객이 늘면서 인천공항 내 상업시설 매출도 상승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T2 개장 이후 T1과 T2 면세점의 전체 매출액이 20.8% 가까이 증가했다"며 "이 기간 식음료 매장의 전체 매출도 약 37.6% 뛰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 내 상업시설은 매출 2조4000억원, 당기순이익 1조1200억원을 올린 바 있다.

    여객뿐 아니라 인천공항을 오간 항공기 운항 편수도 늘면서 처리한 국제화물 역시 증가했다. 지난 6개월간 인천공항의 운항 편수는 18만8264회, 국제화물은 146만2291톤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만2520회, 143만3192톤)과 비교하면 각각 9.1%, 2%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기준 183개였던 인천공항의 취항 도시도 T2 개장 이후 이탈리아 베니스(아시아나 항공), 필리핀 팔라완(필리핀 항공) 등 신규 취항을 포함해 187개 도시(6월 기준)로 확충됐다.

    이처럼 T2가 무리 없이 연착륙하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무용지물인 '패스트트랙'이다. 여전히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이렇다할 진척이 없다.

    '패스트트랙' 논란은 지난 2016년 10월 인천공항 항공사 운영위원회(AOC)가 정부와 인천공항공사에 도입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AOC는 인천공항에 취항한 80여개 항공사로 구성된 단체다.

    AOC는 당시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일등석·비즈니스석 승객, 우수 고객 등으로 확대하면 공항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외국 정부기관 관계자, 기업 바이어 등 주요 외국 승객이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받으면 각종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패스트트랙은 보행장애인, 7세 미만 어린아이, 70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일등석, 비즈니스석 등 비싼 항공권을 사기 어려운 여객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인천공항공사는 패스트트랙 확대에 긍정적이다. 여객 분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이용료를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개선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는 승인 권한을 갖고 있는 국토부와의 협의를 기다리는 중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승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운영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을 확대하려면 국토부 출입국간소화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패스트트랙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비행기 비즈니스석 등 고가 좌석은 없애야 한다는 논리"라며 "패스트트랙 운영을 통해 얻는 수익은 모두 교통약자를 위해 사용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토부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T2를 더 운영해 본 뒤 패스트트랙 필요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만큼 한동안은 마련해 놓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도입이 필요하다는 항공 업계의 입장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종합적으로 봐야하는 사안이라 언제까지 가부를 결정할 지는 못박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