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하이트진로 입사, 강원공장 필라이트 등 생산 및 품질관리 파트장필라이트 입소문 타며 흥행 성공… "하이트진로 자체 기술로 경쟁, 가성비·맛 동시에 잡아"
  • ▲ 지난 25일 강원도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만난 유지훈(38) 강원 품질관리팀 차장은 필라이트의 흥행에 보람찬 웃음을 지었다. 유 차장은 필라이트 등 생산라인의 품질 관리, 공장 전반의 실무를 책임진 파트장이다. ⓒ하이트진로
    ▲ 지난 25일 강원도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만난 유지훈(38) 강원 품질관리팀 차장은 필라이트의 흥행에 보람찬 웃음을 지었다. 유 차장은 필라이트 등 생산라인의 품질 관리, 공장 전반의 실무를 책임진 파트장이다. ⓒ하이트진로
    [홍천=한지명 기자]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비를 축약한 단어다. 최근 유통업계를 이끄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주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4캔 만 원’을 내세운 수입 맥주의 공세가 갈수록 커지자, 국내 주류 업체들은 위기를 맞았다. 이에 대응하는 국산 맥주 업계의 선택은 ‘발포주’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고심 끝에 가성비를 앞세운 발포주 ‘필라이트’를 선보였다.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한 캔에 800~850원, 만 원에 12캔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 국산 맥주들과 비교해도 4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발포주는 일반 맥주보다 맥아 비율이 낮아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주세율이 30%로 72%의 맥주보다 낮다. ‘12캔에 만원’이라는 가격이 가능한 이유다. 필라이트는 출시 이후 지난 7월까지 3억 캔(355ml 기준)이 팔렸다. 수입맥주 ‘4캔 만원’이 장악하고 있는 맥주 시장에서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지난 25일 강원도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만난 유지훈(38) 강원 품질관리팀 차장은 필라이트의 흥행에 보람찬 웃음을 지었다. 유 차장은 필라이트 등 생산라인의 품질 관리, 공장 전반의 실무를 책임진 파트장이다. 그는 “필라이트는 출시 초부터 반응이 좋아서 보람을 느꼈다”며 “필라이트는 원료상 저가 맥주가 아니다. 오히려 하이트보다 더 좋은 호 프를 쓸 정도로 품질의 자신이 있다”고 전했다.
  • ▲ 국내 맥주업계는 주로 일본 대형 유통업체의 PB(자체 상표) 발포주 또는 제3맥주를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수출해왔다. 하이트진로 역시 1997년부터 일본에 OEM 방식으로 발포주를 수출해왔다. 이러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라이트를 선보였다는 것이다.ⓒ하이트진로
    ▲ 국내 맥주업계는 주로 일본 대형 유통업체의 PB(자체 상표) 발포주 또는 제3맥주를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수출해왔다. 하이트진로 역시 1997년부터 일본에 OEM 방식으로 발포주를 수출해왔다. 이러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라이트를 선보였다는 것이다.ⓒ하이트진로
    최근 국산 맥주는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맥주는 수입 맥주보다 맛이 없다”, “개성이 없다”는 오명을 샀다. “한국 맥주보다 북한 대동강 맥주 맛이 낫다”는 외신 기자의 평가 이후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맥주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과 맞물리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유 파트장은 이 같은 소비자의 오해가 국산 맥주의 다양성 부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맥주는 한식과 잘 어울리는 가벼운 라거 타입 위주로 소비됐다”면서 “한국 맥주가 맛이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다양성이 부족해 소비자가 수입 맥주 혹은 수제 맥주를 찾게 됐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양한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경쟁력 있는 하이트진로만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맥주업계는 주로 일본 대형 유통업체의 PB(자체 상표) 발포주 또는 제3맥주를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수출해왔다. 하이트진로 역시 1997년부터 일본에 OEM 방식으로 발포주를 수출해왔다. 이러한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라이트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수십여 종의 신제품을 연구 개발 중이다. 발포주 역시 시장이 커질 것을 대비해 여러 가지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유 파트장은 “신제품을 낼 때 보통 3~5년 정도의 개발 기간을 거친다. 항상 연구소에는 다양한 스펙의 신제품이 준비되어 있다. 그중 마케팅 적으로 시장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적합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발포주도 신제품 중 하나다. 레시피는 많다”고 덧붙였다.
  • ▲ 유 파트장은  1년 동안 균일한 맛있는 맥주 만드는 게 목표다. 균일한 품질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관리가 생명이라는 것이다. 그는 “맛있는 맥주의 기준은 신선한 맥주라고 생각한다. 1월에 만들던, 6월에 만들던 항상 맛있고 균일한 맥주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하이트진로
    ▲ 유 파트장은 1년 동안 균일한 맛있는 맥주 만드는 게 목표다. 균일한 품질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관리가 생명이라는 것이다. 그는 “맛있는 맥주의 기준은 신선한 맥주라고 생각한다. 1월에 만들던, 6월에 만들던 항상 맛있고 균일한 맥주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하이트진로
    유 파트장은 지난 2005년 하이트진로에 첫 입사 했다. 13년 동안 강원공장에서 많은 맥주 제품의 품질 관리를 맡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으로는 ‘드라이피니시d(Dry Finish d)’를 꼽았다. 신제품 출시부터 공정관리 전반을 공들여 도맡았던 터다.

    그는 “드라이피니시d는 기존 맥주와 스펙이 달랐다. 일본의 ‘아사이 슈퍼드라이’처럼 드라이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당도가 낮고 알콜이 높았다. 원료부터 공정관리까지 상당한 신경을 썼다. 처음으로 병 모양도 달라 안정성 테스트와 현지 적응이 가능한지 등 직원들의 노력이 많이 들어갔음에도 반응이 좋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유 파트장은 사계절 내내 균일하고 맛있는 맥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맥주가 발효주다보니 숙성시키는 탱크마다 품질의 오차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품질관리팀은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한 공정 전반 관리의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맛있는 맥주의 기준은 신선한 맥주라고 생각한다. 1월에 만들던, 6월에 만들던 신선하고 균일한 품질의 맥주를 만드려고 온 직원이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