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준공… 20년간 생산한 맥주 209억 병, 초당 33병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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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코끼리 맥주요?”
지난 25일 강원도 홍천의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을 견학 온 한 무리의 대학생들은 발포주 ‘필라이트’의 맛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초록 캔’, ‘파랑 캔’, ‘나는 코끼리’ 등 부르는 애칭은 제각각이었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좋다”고 입을 모았다.‘발포주는 과연 맛있을까…’라는 시장의 우려를 깨고 필라이트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첫 출시 당시엔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품귀현상까지 빚었다. 지난 7월에는 3억캔(350ml)을 돌파했다. 소비자의 인기에 ‘필라이트 후레쉬’라는 신제품도 새로 나왔다.국내에서 유일하게 필라이트가 생산되는 곳, 지난 25일 강원도 홍천군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을 찾았다. 1997년 8월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준공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올해로 21주년을 맞았다. 수십 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공장 내부는 깨끗했다. -
20년간 강원공장에서 생산한 맥주는 690만kl(킬로리터)다. 이를 병(330ml)으로 환산하면 209억개다. 20년간 초당 33병이 팔린 셈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브랜드는 '하이트'와 크림생맥주 '맥스', 발포주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가 있다. 이외에도 일본 수출용 발포주, 제3맥주 등 총 40여 종에 이른다. 일 평균 생산능력은 하루 최대 400만 병이다.강원 공장은 모든 공정을 자동화했다.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이뤄졌다. 중앙통제실에서 맥주 생산 공정을 제어하고 있다. 간혹 품질을 검수하거나 기계를 관리하는 직원 소수만 자리할 뿐이었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체인 위로 필라이트 캔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눈 깜빡할새 수십·수백 개의 캔이 다음 공정으로 이동했다.맥주의 제조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주원료인 맥아가 입고되면 거대한 사일로에 들어가게 된다. 맥아를 분쇄해 따뜻한 물을 넣고 가열하면 단맛의 맥즙이 만들어진다. 다음으로 맥아즙에 호프를 첨가해 성분을 솟아 나와 열 응고성 단백질을 형성하는 ‘자비’ 과정을 거친다. 이후 냉각기로 급랭시켜 발효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완성된다. 이 모든 과정이 40일 정도 소효된다.유지훈(38) 강원 품질관리팀 차장은 “유럽의 경우 4일 정도 저장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소 10일 이상 발효해 저장한다”며 “강원공장에는 모두 108개의 저장 탱크가 있는데 저장 탱크 한 대의 저장 용량은 60만 리터로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10병씩 마신다고 할 때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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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맥주는 마지막으로 용기에 담겼다. 필라이트용 페트병은 바로 옆 건물에서 만들어져 컨테이너 벨트를 타고 넘어왔다. 외관이 변형됐거나 이물질이 들어간 병들은 자동으로 걸러졌다.세척과 선별공정을 거친 페트병은 외부와 밀폐된 맥주 주입 공정으로 이동한다. 최종 주입 공정은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돼 밀폐시켜 놓는다. 비열처리 맥주가 저온에서 담기기 때문에 주입 과정에서 혹시라도 있을 세균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제품적재기는 포장된 상품들을 출고 차량으로 바쁘게 실어날랐다.회사 관계자는 “85년의 맥주제조 노하우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맥주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독일, 일본으로 기술을 배우러 다녔지만, 지금의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외국 양조 기술자들도 견학을 올 정로 설비와 제조 노하우 면에서 세계 일류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