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사업구조 개편 통해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도약 잰걸음'월드베스트 CJ' 달성 위해 2020년까지 36조원 투자 계획
  • ▲ 이재현 CJ그룹 회장. ⓒCJ
    ▲ 이재현 CJ그룹 회장. ⓒCJ
    "각 사업별로 2등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 되자."

    지난해 5월 4년 간의 긴 공백을 깨고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온리원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의 복귀 이후 1년 반이 흐른 지금, 창립 65주년을 맞이한 CJ그룹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대한 변곡점에 서있다.

    5일 CJ그룹은 65번째 창립기념일을 맞았다. 1953년 설립 이후 국내 식품 산업을 선도해 온 전통 내수기업의 대명사였던 CJ는 이제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라는 새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글로벌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빨라지는 이유도 이 목표 때문이다. 

    CJ그룹은 1990년대 말을 기점으로 창조적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금의 ▲식품&식품서비스(CJ제일제당,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바이오(CJ제일제당바이오), ▲물류&신유통(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CJ ENM 오쇼핑부문), ▲엔터테인먼트&미디어(CJ ENM E&M부문, CJ CGV, CJ헬로)의 4대 사업군을 완성했다.

    이제는 M&A와 신흥국, 신시장 대상 사업확장에 집중해 그룹 비전인 월드베스트 CJ(2030년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비전과 함께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회장의 경영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 회장은 재계에서 "오너경영인 특유의 뚝심과 전문경영인의 빠른 감각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재벌 오너 2,3세와 달리 사원부터 대리, 과장 등을 거치며 실무를 두루 경험하는 등 '풀뿌리' 경영을 익힌 덕분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1990년대 중반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제일제당을 지금의 종합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워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이 회장의 경영능력은 이미 입증된 상황, 이제 이 회장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시점이다.

    ◆글로벌 M&A로 '월드베스트 CJ' 목표 달성 가속도…"성장발판 공고히 구축"

    이 회장 복귀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서 나타났다. CJ그룹은 그동안 주요 성장 변곡점마다 대규모 M&A를 단행해 왔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경영복귀 직후부터 1년간 변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 기간 동안 움츠러들었던 투자를 되살리고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구조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낸 것이다. CJ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ENM을 중심으로 추가 성장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수익 극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 베트남 김치 제조업체 '옹킴스'를 인수한 이후 비비고 왕교자와 햇반, 컵반 등 주력 제품의 수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식물성 고단백 소재업체인 셀렉타와 러시아 냉동만두업체 라비올리를 인수하는 등 활발한 M&A를 진행 중이다.

    CJ그룹 사상 최대규모의 빅딜도 임박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CJ가 올해 안으로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세부사항을 조율중으로 인수금액 등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인수가액은 2조원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역시 M&A에 적극적이다. 현재 독일 물류회사 슈넬레케 인수를 추진 중으로 인수와 관련된 세부 협상에 곧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슈넬레케 인수에 성공하면 CJ그룹 역대 세번째 규모의 큰 인수로 예상 거래가만 1조원 수준이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중국 스마트카고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글로벌 탑 5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전략적 제휴, 합작법인 설립, M&A 등 성장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DSC로지스틱스 인수는 첫 선진 시장 M&A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의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자체적인 성장과 더불어 적극적인 M&A를 통해 성장 발판을 공고히 구축하고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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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굵직굵직한 사업구조 개편 잇따라 발표…"글로벌 몸집과 토대 만드는 중"

    CJ그룹은 지난해 이재현 회장 경영 복귀 이후 굵직굵직한 사업 구조 개편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핵심은 글로벌 기반 및 경쟁력 확보다. 흩어져있던 연관 사업들을 합쳐서 글로벌 선도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몸집과 토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단행한 이후 CJ대한통운 지분 20.1%를 추가 확보해 단독 자회사로 구조를 전환하는 등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지난 7월에는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법인 CJ ENM이 출범해 국내 최초의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 탄생했다. 

    재계에서는 CJ가 연말 연초 이어진 사업 구조 개편으로 식품&식품서비스·바이오·물류&신유통·엔터테인먼트&미디어라는 핵심 사업군 위주의 비전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으며, 이를 토대로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우려스러운 시선도 존재한다. 내수시장이 협소해 식품·외식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CJ는 일찍이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국제적인 인지도는 부족하다는 게 업계 견해다. 

    중기적으로는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도 신경써야 한다. 재무부담이 증가한 상태에서 '월드베스트 CJ' 비전 달성을 위한 확장투자가 지속되면 재무안정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CJ는 2020년까지 36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지난해 5조원의 투자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조원 가량을 투자해야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CJ 측은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올해 상반기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사업구조 재편과 글로벌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그룹 내부에서도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