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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건설업계의 시선이 정비사업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연초 서울·수도권의 재건축·재개발 사업들이 속도를 내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면서 시공자 선정이 지연됐지만, 더 이상 사업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에서는 물량난과 함께 수주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위축에 따른 경쟁 심화에다 하반기 업황 전망까지 불투명한 만큼 연초부터 수주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지난해 23조원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서울·수도권 비중은 10조원 안팎으로 지난해 13조원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 시공자 선정을 예고한 곳은 모두 22곳이고, 수도권은 총 20곳이다.
강남구에서는 공사비 3000억원 규모의 대치쌍용1차가 올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당초 이 단지 조합은 지난해 10월 강남구로부터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서 시공자 입찰을 앞두고 있었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여파로 시공자 선정 보류 결정을 내렸다.
조합은 인근 대치쌍용2차 재건축의 추가 분담금 규모가 얼마에 확정되느냐에 따라 시공자 선정 진행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해당 시공권 경쟁이 GS건설과 현대건설 2파전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응찰해 유찰된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도 올 상반기 입찰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이 재입찰에 참여해 시공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에서는 방배삼익(1700억원)과 신반포18·19·21차(1560억원)가 시공자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방배삼익은 현재 건축심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사업시행 계획을 수립해 인가를 받는 대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시행 인가가 통상 6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새해 중반기에는 시공자 입찰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등의 참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정비계획상 방배삼익은 현재 15층, 408가구 규모에서 최고 28층 724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신반포18·19·21차는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서초구에 위치하다보니 대형건설사 위주로 수주전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송파구에서는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이 상반기 사업시행 인가를 얻고 시공자 선정 절차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계획을 보면 지상 32층 규모 아파트 총 91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입지와 사업성 모두 좋다보니 대형사들의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는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언급되고 있다.
마천4구역 재개발(2400억원)도 구역지정 해제 위기에서 벗어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연내 시공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구에서는 천호3구역 재건축(1100억원) 시공자 입찰이 예정됐다. 대림산업이 수주를 노리고 있는 곳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한 차례 입찰이 유찰된 이후 시공자 선정이 해를 넘긴 경우다.
서초구 A공인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강남권의 열기는 막을 수 없다"며 "이를 알고 있는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대형사들도 강남권 재건축·재개발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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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권에서도 다수 재개발 사업지가 연내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계획 가구 수 5816가구로, 용산구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남3구역 재개발이 올 상반기 사업시행 인가 이후 본격적인 시공자 선정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예정 공사비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다수의 대형사들이 이곳 시공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추정 사업비가 7000억원에 이르는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도 지난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사업시행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조합은 상반기 중으로 시공자 선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단지 역시 한강변에 위치한 1451가구 대규모 단지라는 장점이 있어 대형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4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재개발 단지인 은평구 갈현1구역(7500억원)도 상반기 내 사업시행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총 4116가구로 은평구 일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사업지인 만큼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이 수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기존 시공자와 계약을 해지한 성북구 장위6구역은 새로운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 15곳이 참석해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되고 있다. 조합은 오는 7일 시공자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분기 내에는 시공 파트너를 확보해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서구 방화6구역 재개발도 상반기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총 532가구 규모로 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재 방화뉴타운 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수주전은 GS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 3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중구 신당8구역(2600억원)도 정비구역 지정 11년 만인 지난해 말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이곳 조합은 조만간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자 선정에 본격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총 1215가구를 신축하는 시공권 경쟁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로구 고척4구역도 최근 구로구로부터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조합원 대상 분양 등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수주전에는 대우건설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고, 최근 현대ENG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밖에 △동작구 노량진3·4구역(3300억원) △동작구 흑석11구역 △관악구 봉천4-1-3구역(1800억원) 등에서 발주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서울 지역은 지난해 눈치 보기와 인허가 문제로 지연됐던 물량들이 다수 나올 것"이라며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양호한 지역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형건설 A사 정비사업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시장이 많이 위축돼 예전과 같이 불꽃 튀는 수주전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무작정 손을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만큼 서울 알짜 사업지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초과이익환수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정부 규제에 따른 변수가 있지만, 서울도심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가 내놓은 '2019 KB 부동산 보고서'를 보면 고액자산가 고객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은 올해 기대되는 부동산 투자처로 서울 재건축?재개발을 꼽았다.
특히 '똘똘한' 서울 도심 신규 아파트에 대한 대기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재건축?재개발 사업 절차가 진행될수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올해 부동산 투자처로는 '인서울 재건축'이 유망하다"며 "강남을 비롯한 서울 재건축 단지의 경우 시세 상승 가능성이 높고, 구매층 자금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서 당첨 포기 물량까지도 결국 구매 세력의 매입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