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도입 보류 배경... "H200 이미 최신형 아니다" 경쟁사서 ‘H200’ 도입 예고하면서 고성능 차별화 필요성글로벌 빅테크도 'GB200’ 도입, 블랙웰 최신 모델 유력
  • ▲ 엔비디아 블랙웰 GB200 NVL72.ⓒ엔비디아
    ▲ 엔비디아 블랙웰 GB200 NVL72.ⓒ엔비디아
    SK텔레콤이 이달 중 AI데이터센터(AI DC)에 활용할 예정이었던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200’ 도입 계획을 보류했다. 최근 GPU의 신 모델 출시 주기가 짧아지며 더 이상 최신 GPU가 아니게 된 ‘H200’을 굳이 현 시점에 고집할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 

    여기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앞다퉈 도입을 예고한 엔비디아의 최신형 블랙웰 아키텍처의 GPU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성능 면에서 뒤처지기 시작한 ‘H200’ 대신 최신형 ‘GB200’ 등의 블랙웰 아키텍처 GPU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1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는 최근 가산 AI DC에 ‘H200’ 도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월 내 ‘H200’을 도입한다는 SKT의 계획도 백지화됐다. 

    지난해부터 국내 첫 ‘H200’ 도입을 자신해왔던 SKT가 이를 철회한 것은 더 이상 ‘H200’을 최신형이라 부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SKT 관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신제품 GPU 출시 주기가 빨라지고 있어서 더 이상 최신형이라고 할 수 없는 ‘H200’을 도입하기보다는 우리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GPU 칩셋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가장 최신 GPU 칩셋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H200’은 현재까지 국내 AI DC에 도입되지 않은 엔비디아 호퍼 아키텍처의 최신형 GPU 칩셋으로 꼽힌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GPU 라인업만 본다면 이미 구형으로 전락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H200’을 발표한 것은 2023년 11월. 엔비디아는 지난해 블랙웰 아키텍처의 신형 GPU ‘GB200’을 내놨다.

    성능만 보면 ‘H200’은 국내 AI DC의 주력 GPU인 ‘H100’ 대비 두 배 가까운 추론능력을 자랑하지만 지난해 말 출시된 ‘GB200’에 비할 것은 아니다. ‘GB200’은 ‘H100’ 보다 5배 이상의 추론 능력을 보여준다. 

    ‘H200’의 수급이 원활해져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점도 신규 모델 도입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SKT의 경쟁사인 KT클라우드는 오는 3분기 ‘H200’의 도입을 예고한 상태고 올해 안에 개소하는 KT의 AI DC에도 ‘H200’을 주력 GPU로 배치할 예정이다. 정부 주도의 국가AI컴퓨팅센터에도 ‘H200’ 도입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중이다. 

    미국의 GPU 클라우드 기업인 람다에 투자하면서 엔비디아 GPU 최우선 공급이 가능한 SKT 입장에서는 차별화가 힘들어진 ‘H200’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반면, 글로벌 빅테크의 최우선 모델은 단연 ‘GB200’이다. 7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첫 번째 사업으로 내년 말까지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 구축할 대규모 AI DC에 총 6만4000개의 ‘GB200’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AI DC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다 고성능 모델에 대한 요구도 커져가는 중”이라며 “GPU의 신제품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이미 구형이 된 ‘H200’ 보다 그 상위 라인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다만 SKT가 블랙웰 GPU 중 어떤 모델을 도입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엔비디아는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하는 AI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새로운 GPU 칩셋 등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이마저도 검토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계획이다.

    SKT 관계자는 “GTC 2025의 발표까지 지켜 본 이후에 우리 AI DC에 맞는 적합한 GPU 모델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