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시대’ 도래… 전통적 수요-공급 시장 붕괴“기업은 사회에 긍정적 가치를 창출해야 지속 성장”
  • ▲ 정현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팀장(전무)가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트렌드와 기업의 대응전략 설명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정현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팀장(전무)가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트렌드와 기업의 대응전략 설명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기업은 경제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로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조직이다.”

    정현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팀장(전무)의 말이다.

    그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의 사회적 책임 트렌드와 기업의 대응전략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SK그룹의 사회적 가치론에 대해 설명했다.

    정 전무는 “과거 기업은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팔고 이익을 창출하는 매우 단편적인 조직이었다”며 “그러나 가치를 중심으로 한 ‘관계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통적 수요-공급 기반의 시장은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결사회가 도래하면서 기업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사회에 긍정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지닌다”며 “SK는 사회적 가치 창출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현천 전무는 SK가 사회적 가치에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기관 투자자의 성향을 예로 들었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지속가능한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고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투자자들이 사회 공헌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해 세 가지 방법론을 내세운다. ▲DBL(더블보텀라인) ▲공유인프라 활성화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 등이다.

    DBL은 경영성과가 표시된 재무제표에 사회적 가치를 통한 수익을 추가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SK는 지난해를 사회적 가치 실천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수치화를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계열사 중에서 최초로 DBL을 도입했다. 하이닉스의 지속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도입 첫해인 지난 2017년 창출된 사회적 가치는 6조4479억원이다. 임직원 인건비와 정부에 지급하는 법인세, 투자자에게 지급된 배당금 및 이자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SK는 이를 ‘국민경제 기여 사회성과’라고 평가했다.

    공유인프라 활성화는 SK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이다.

    정 전무는 “가장 큰 경쟁사인 GS칼텍스가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 우리는 매우 감격했다”며 “SK와 GS의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6000여개 주유소에서 택배 집하서비스인 ‘홈픽’을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는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태생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하지만 아직 생태계 형성이 미진하고, 자본금도 부족해 5년 안에 폐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전무는 “앞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사회공헌 네트워크 플랫폼인 ‘행복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며 “현재 사회적기업 36곳이 참여해 5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 실천에 여러 이슈가 존재해 아직 넘어야할 허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가 객관적인지, 조직 내부 논리가 반영된 왜곡이 포함되지 않는지 검증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정 전무는 “도출된 DBL 등을 검토하면서 주위에서 걱정하는 여러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SK 구성원들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몰입할 수 있도록 수많은 검증으로 논란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