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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독보적인 매출처인 북미시장에 이어 2대 매출처로 다시 우뚝 섰다. 현지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서 점유율을 내줬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시장 굴기를 목표로 절치부심한 전략이 통했음을 증명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지역에서 43조 2069억 원 순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 2007년 중국지역 매출을 따로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순매출은 전체 매출액에서 내부 매출액을 빼고 산출되는 개념으로 생산법인이 판매법인에 제품을 넘기는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제외돼 실제 해당 지역에서의 매출 규모를 알 수 있다.
이로써 중국은 북미지역에 이어 삼성전자의 두번째 큰 시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미지역의 지난해 순매출액 규모는 81조 6887억 원으로 여전히 다른 지역 대비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나타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7년까지 중국보다 순매출 규모가 컸던 유럽과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은 지난해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북미에 비해 여전히 절반 수준의 시장이지만 성장률 측면으로 보면 중국을 따라올 곳은 없었다. 2017년 38조 3437억 원이었던 중국 순매출은 지난해 4조 9000억 원 가까이 늘어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와 북미 매출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고 유럽과 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유일하게 성장한 지역은 중국 뿐이었다고 해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데는 IoT, AI ,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가 든든히 받쳐주는 가운데 이전까지 다소 부진했던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 영향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에서 0%대의 점유율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점에 심각성을 깨닫고 전반적인 시장 전략을 다시 세웠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품 포트폴리오부터 관련 조직 구성, 현지 거래선망 구축, 마케팅까지 중국시장을 되찾기 위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쇄신을 추구했다.
이 같은 절치부심의 결과로 삼성전자의 중저가폰을 시작으로 최근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까지 중국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지난 20일 제 50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중국시장에서 지난 2년 간 힘들었지만 갤럭시S10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조심스럽게 현지의 긍정적 상황을 전했다.
삼성이 그간 중국에서의 부진을 인식하고 시장 재탈환에 나선만큼 올해는 이 같은 분위기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탄탄한 반도체 수요를 기반으로 반등에 성공한 스마트폰에 이어 가성비를 앞세운 현지업체들의 공세에 설 자리를 잃어가던 가전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