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돌파·금리 상승에 기업 자금조달 부담 확대금융당국, 정책금융기관 직접 매입 통해 회사채 시장 유동성 공급기존 10조 프로그램 15~20조 확대 유력 시나리오19일 금융당국 리스크 점검회의서 시장 대응 카드 점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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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평택항. ⓒ뉴시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기업 자금시장 방어를 위해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증액과 함께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회사채를 최대 20조원까지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관계기관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운용중인 회사채·CP 매입 규모를 기존 약 10조원에서 15조~20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은 기업이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단기 자금 조달 비용이 급등할 경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치다. 채권시장 경색이 발생할 때 기업 자금줄이 끊기는 것을 막는 사실상의 '2차 안전판' 역할을 한다.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 카드로 해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0원을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국고채 금리 상승과 함께 신용채 금리도 빠르게 오르는 흐름이다.기업 자금시장에서도 조달 부담 확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년 만기 AA- 등급 캐피털채 발행금리는 최근 4% 수준까지 상승하며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시점을 늦추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건설·플랜트·해운·에너지 등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유동성 압박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회사채·CP 매입 규모 확대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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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현재 약 20조원 규모로 조성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확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채안펀드 규모가 30조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기업 자금시장 직접 지원 수단으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도 동시에 확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과거 위기 국면에서도 유사한 정책이 가동된 전례가 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정부는 채권시장 경색에 대응해 약 16조원 규모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했고, 2020년 코로나 금융위기 때도 산업은행이 참여한 회사채 매입기구(SPV)를 통해 기업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확대 규모가 최소 15조원 수준에서 시작해 시장 충격이 커질 경우 20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당국은 오는 19일 '중동 사태 관련 업권별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자금시장 상황 점검 및 대응 수단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채안펀드와 함께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회사채·CP 매입 확대 방안도 대응 카드 가운데 하나로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 대응 수단을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한 시중은행 자금시장 담당 임원은 "환율 상승과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회사채 시장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며 "채안펀드가 시장 금리를 안정시키는 장치라면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은 기업 자금줄을 직접 유지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