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회장, 연초 노무 워크숍서 강경 발언실적 부진 중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단 의지 노조, 18일 입장문 통해 "1만명 충원 투쟁 벌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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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신규 인력 채용을 놓고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윤여철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은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해 눈길을 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

    19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초 윤여철 부회장 주재 하에 그룹 노무 담당자들과 노무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윤여철 부회장은 "인원 충원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사표를 쓰고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적당히 야합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회장의 인력 충원에 대한 반대 의지는 최근에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 3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현대자동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윤 부회장은 노조의 1만명 추가 채용 요구에 대해 “그건 뭐...”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GM의 경우 지난해 1만4700명을 구조조정하며 미래준비에 나섰다”며 “현대차는 정년퇴직에 따라 자연적으로 인원이 감소하면서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문제(고용 관련)로 갈등이 생기면 노사는 공멸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를 의식해 에둘러 말했지만, 인력 채용에 대한 반대 입장은 분명히 한 셈이다.

    업계는 윤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현재 현대차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더 이상 노조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도 함께 나타낸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97조2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47.1% 급감했다. 이는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이후 현대차가 거둔 최악의 실적이다.   

    문제는 올해도 실적 개선 여부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벌써 1분기 해외 판매에서부터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1분기 판매는 13만2678대로 전년 동기(16만2612대) 대비 18.4%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10만9072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경영실적도 비슷하다. 현대차가 올 1분기 매출 23조4000억원, 영업이익 7538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4.2%, 10.6% 증가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윤 부회장이 노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강경 발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노조에 더 이상 끌려다닐 수 없단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노무총괄인 윤여철 부회장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사측이 정년 퇴직자의 빈자리를 정규직 충원없이 촉탁직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2025년까지 조합원 1만7500명이 정년퇴직할 예정"이라며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 실업문제 해결에 앞장서기 위해 정규직 1만명 충원 요구 투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변화를 감안하면 노조는 향후 5000개 일자리가, 회사는 7000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일자리 감소 폭을 고려해도 1만명은 충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해 자연스런 인력 감소에 노사간 충분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에 따른 제조공정 변화로 기존 작업공정의 축소와 연계된 인원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고용문제에 관한 해법을 노사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