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800억원 투자, 기본보다 두배 가량 확대다양한 전자광학 제품 생산, CMS 개발 등 수행무진동 청정실, 오차 최소 위해 1만Class 청정도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실물 모습 체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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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 광경 ⓒ한화시스템
K-방산이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설 투자, 연구개발(R&D)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최근 구미 신사업장, 제주우주센터를 연달아 준공하며, 미래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이달 12일 한화시스템의 구미 신사업장을 방문했다. 총 2800억원이 투자된 구미 신사업장은 지난달 25일 준공식이 개최됐다. 기존 4만5000㎡(약 1만3630평) 대비 2배 커진 8만9000㎡(약 2만7000평) 규모이며, K-방산의 기술혁신 거점으로 기대받고 있다.이곳은 육·해·공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다양한 전자광학 제품과 레이다 핵심부품이 생산된다. 또한 함정 전투체계(CMS), 지능형 전투체계(ICS) 등의 개발에도 주력하면서 K-방산의 ‘눈’과 ‘두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이날 오전 7시 고속버스에 탑승해 3시간30분가량 걸려 구미 신사업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국내 방위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보안이 메우 중요해 주요 시설을 방문하기 전에 보안 교육이 진행됐고 보안서약서를 제출해야 했다.이날 신사업장 내부 투어는 ▲연구동 ▲개발시험동 ▲제조동 순서로 이뤄졌다. 당초 마지막 순서로 MRO동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휴식 시간 없이 강행군을 했음에도 시간 관계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다. -
- ▲ K2 전차장조준경의 정렬 작업을 하는 모습. ⓒ한화시스템
우선 연구동에는 해양연구소가 있는데, 이 중 ‘CMS SW LAB실’을 들렀다. 한화시스템은 2000년부터 CMS의 국산화를 시작했고 순수 자체 기술력으로 구축함, 호위함, 고속정, 잠수함 등 다양한 함정에 CMS를 공급했다. 각종 장비들과 모니터들이 보였고 일부 장비가 가동되는지 약간의 소음도 들렸다.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이곳에서 해군의 모든 신조함과 구축함, 성능개량 체계 등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CMS는 해외 수출 대표 품목 중 하나이며,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해외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개발시험동에 도착했다. 이곳은 다양한 함형(艦型)의 실제 CMS 장비와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 해군 전투체계의 육상 통합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이다.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0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함정 CMS 및 다기능레이다(MFR) 개발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이곳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KDDX 전투체계의 개발, 검증을 위한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시뮬레이터를 통해 가상 적(敵) 항공기가 나타나는 등 다양한 전투환경을 상정하고 대공전, 대함전 등이 수행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
- ▲ 신뢰성 시험장비 모습. ⓒ한화시스템
이후 제조동에 도착했고 1층에서 가장 먼저 보인 건 ‘무진동 청정실’이었다. 약 500평 규모이며 항공용 고정밀 전자광학제품이 생산된다.마치 반도체 공장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방진복을 하고 출입하는 광경도 보였다. 고정밀 전자광학 제품 조립/시험 시 미세한 진동으로 생길 수 있는 오차 유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입 절차도 까다롭고 내부도 방진 설계됐다.소형무장헬기용, 중고도무인기용, KF-21용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와 레이저 대공무기의 망원경 모듈 등이 여기서 만들어진다.특히 1만Class의 청정도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Class는 0.5마이크로미터 이상 입지가 약 28.3리터 공기 안에 들어있는 최대 수를 의미하는데, 1만Class는 해당 공간에서 1만개 이하라는 의미다.일반적으로 반도체 후공정, 디스플레이 모듈 조립, 배터리 조립 라인, 제약 공장, 의료기기 조립 등의 정밀한 공정에서는 이 정도의 청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
- ▲ 천궁2 다기능레이다 모습. ⓒ한화시스템
신뢰성 시험실에 들어섰는데, 여기에서는 납품하기 전 제품을 다양한 환경조건에 노출시켜 내구성과 수명을 평가한다.▲온도 ▲습도 ▲고도 ▲염수 ▲진동 ▲충격 ▲침수 등을 시험할 수 있는 챔버를 16대 갖췄다. 실제로 챔버가 가동되는지 각종 장비에서 약간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한화시스템의 신뢰성 시험실은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이며, 국제 표준에 따라 시험이 수행되고 결과는 국제적으로 인정된다.‘천궁 체계 레이다 조립/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이번에 방문한 곳 중 시각적으로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했다.천궁Ⅱ 다기능레이다 핵심 구성품에 대한 시험 공정이 주로 이뤄지는데, 실제로 레이더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회전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는데 1분에 40회 회전한다는 설명을 들었다.옆쪽에 천궁Ⅱ 레이더 모형이 있어 실제 내부를 들여다볼 수도 있었고 일부 참석자는 ‘옛날 구형 브라운관 TV가 연상된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
- ▲ 최첨단의 이미지가 연상된 자재관리실 모습 ⓒ한화시스템
자재관리실은 ‘방산’보다는 ‘자동화’의 느낌이 강했다. 약 700평 규모의 자재관리실은 원자재 및 첨단 부품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최대 3만8000종의 자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마치 소형 엘리베이터들이 고속으로 움직이는 듯한 광경이었는데, 오토스토어와 자율이동로봇 등으로 각종 물품들을 빠르고 편리하게 적재하거나 찾을 수 있었다. 수많은 모니터에서 물품들이 이동되는 모습이 구현됐다.
2층 전자광학 청정실은 1층 무진동 청정실과 비슷한 이미지였다. 이곳도 1만Class 수준이며, 정밀 모듈의 조립 및 본딩, 고배율·고해상도 측정과 정렬 작업을 수행한다.
근처에 시험작업장이 있었는데 전차 계열 조준경 장비와 해양 함정 추적장비의 최종 조립 및 시험을 담당한다. 전자광학 청정실과 시험작업장을 지나가면서 K2, K21, K1E1, K1 전차의 포수조준경, 전차장조준경 실물 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3층 해양 CMS 시험장을 들렀다. 이곳에서는 합장에 탑재되는 다양한 전투체계 및 전술통신체계 양산 제품을 각종 시험을 통해 기능과 성능을 검증하게 된다.
특히 시뮬레이터는 항공기 조종석 형태를 연상시키는 콕핏(Cockpit) 형태였다. 과거에는 일자형 형태이지만 항공기 조종석 형태로 바꿨고, 앞에는 모니터들이 배치되어 실제 해안의 모습이 구현됐다. -
- ▲ 콕핏형 함교체계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한화시스템
화면에는 AVM(Around View Monitoring), HUD(Head Up Display) 등이 탑재되어 운용자 편의성이 극대화됐다. 자동차 신차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개념들을 CMS에서 볼 수 있는게 특이했다.
필리핀 수출 CMS도 눈에 띄었다. 한화시스템은 현재까지 필리핀 함정 총 13척에 CMS를 수출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화면을 얼핏 봤는데 아무리봐도 우리나라 해안 모습이 아닌 것 같았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니까 수빅(Subic) 지명이 있어서 필리핀 지형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 구미 신사업장을 방문하고 주요 시설을 투어하면서 올해 10월 말 개최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가 떠올랐다.
당시 한화시스템의 KF-21 AESA 레이다, 무인전투기용 AESA 레이다 등 최첨단 AESA 레이다 풀패키지를 비롯해 현대로템, KAI(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의 각종 방산 무기를 보면서 K-방산의 저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에 한화시스템이 K-방산의 눈과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보면서 K-방산이 앞으로도 글로벌 무대에서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도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
- ▲ 필리핀에 수출한 CMS 모습. ⓒ한화시스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