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지난해 임단협 놓고 1년 가까이 노사 갈등현대차, 올해 임단협 앞두고 통상임금·인력충원 카드 꺼내쌍용차, 2009년 이후 노사 무분규 이어가…화합 바탕으로 내수 3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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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완성차 업계가 떠들썩하다. 달력을 보니 그럴 시기가 됐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찾아오는 '하투(夏鬪)' 때문이다.

    올해도 조용히 넘어갈거 같지 않다. 현대차 노조는 벌써 통상임금 카드를 빼들었다. 생산인력 충원도 요구한다. 세(勢)를 잃고 싶지 않아서다.

    기아차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리하며 예견됐던 수순이다. 정부도 이를 모를리 없었을 것이다. 오롯이 노동자만을 위하는 정부니 충분히 이해가 간다. 판을 벌려줬으니 장단을 맞춰야 한다. 현대차 노조의 통상임금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다.

    현대중공업 투쟁에도 숟가락을 얹는다. 이럴때 보면 이들의 단결력은 애국심 못지 않다. 본게임도 시작하기 전에 저리 엄포를 놓으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1년 가까이 갈등이다. 잠정합의안을 끌어내며 마무리 짓는가 싶었다. 오판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현재 분위기는 꽤 심각하다. 그들은 모르는가 보다. 아니 알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다. 눈 앞에 보이는 '목표'만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이를 위해 파업도 불사한다.

    회사는 멍들어가고 있다. 판매는 바닥이고, 신차 배정도 불투명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신뢰 추락이다. 매번 파업만 하는 회사 제품을 누가 살리 만무하다. 그런 측면에서 르노삼성 판매감소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지난해 2월. 한국지엠은 갑작스레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란 해명과 함께.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여파는 꽤 오래갔다. 철수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법정관리까지 거론됐다. 같은해 5월 노사 합의를 이루며, 극적인 드라마는 그렇게 완성됐다.

    내수 판매는 급감했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국내 시장에서 9만3317대를 파는데 그쳤다. 2017년과 비교해선 29.5% 줄었다. 집안이 시끄럽자, 소비자가 외면한 결과다. 든든한(?) 르노삼성이 있어 겨우 내수 꼴찌는 면했다.

    이쯤에서 주목해야 할 업체가 있다. 쌍용자동차다. 한때 법정관리까지 갔다. 지금은.. 내수 판매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다. 2009년 이후 노사 무분규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정상화까진 10여년이 걸렸다. 그새 해고 노동자에 대한 복직도 이뤄졌다. 올해는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모든게 노사가 한마음으로 일궈낸 결실이다. 쌍용차를 보며 가화만사성을 떠올리는건 기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수출은 아직 부족하다. 잘 알기에 끊임없이 노력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한창이다.

    살만해지면 쌍용차 노조도 반기를 들지 모른다. 오늘 알다가도 내일 알 수 없는게 사람 마음이다. 여기에 욕심까지 더해지면 태세 전환은 금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쌍용차의 노사 화합은 업계 본보기로 충분하다. 적어도 오늘을 살기 위해 한번쯤은 양보하는 용기가 지금 완성차 업계에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