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150만명까지 성장글로벌 추세 감안하면 향후 폭발적 시장 확대 가능성유통업계, 채식 시장 '관심'… 비건 위한 새벽배송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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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채식 시장이 성장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동체 의식을 중시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채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급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유통업계가 채식 시장 확장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10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총 인구의 2~3% 수준인 100만~150만명으로 추산된다. 10년 전인 2008년엔 15만명 수준이었지만 10배나 늘어난 규모다.

    국내 채식 인구가 급격하게 성장한 이유는 사회적 분위기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체 의식을 중시했던 한국에서는 채식이라는 자신만의 주관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소비 트렌드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면서 채식 시장 역시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강,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채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5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는 국내 최대의 채식 박람회 '비건 페스타'가 진행되기도 했다. 2회를 맞은 비건페스타에는 120여개사와 비건 및 환경 단체들이 참석했고, 1회 당시 1만47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채식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인만큼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업계는 국내 채식 인구의 성장과, 글로벌 채식 시장을 감안했을 때 국내 채식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일부 채식 식당에서만 판매하던 비건 메뉴는 호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그랜드하얏트 서울은 비건버거 메뉴를 출시하는 등 채식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제주신화월드도 모든 채식 주의자가 즐길 수 있는 최상급 비건 메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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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종교, 웰빙 등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가 다양하고, 채식의 종류도 유제품 등 동물에서 비롯된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비건(Vegan), 일반적인 비건에서 유제품을 허용하는 락토(Lacto), 유제품, 계란, 어류까지 허용하는 페스코(Pesco) 등을 포함해 총 7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등 다양한 상황이다.

    이에 샘표는 자사의 요리에센스 '연두'를 내세워 채식 시장공략에 나섰다. 비건페스타에서 연두 단독 부스로 참여하기도 했다.

    샘표는 "소나 돼지를 기르는 것이 단순히 건강이나 동물복지 차원을 넘어, 이들이 배출하는 엄청난 온실가스가 전세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재로 식물성 원료인 ‘콩’이 뜨고 있다"며 "연두는 채소 만으로도 충분히 쉽고 맛있고 건강한 식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 국내외 비건 뿐 아니라 환경, 동물복지 등을 이유로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두는 콩 발효 기술로 탄생한 100% 순식물성 요리에센스다. 전통 한식 간장이 갖고 있는 깊고 풍부한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연두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요리를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해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연두는 100% 순식물성 콩 발효만으로 건강하면서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국제 자연식품 박람회에서 ‘올해의 혁신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비건 시장을 잡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온라인 푸드마켓 헬로네이처는 비건 전문 존(#VEGAN)을 새롭게 오픈했다.

    헬로네이처 측은 "국내 비건 인구는 늘고 있지만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켜줄 만한 비건 쇼핑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비건존에서는 비건들의 주식인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을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새벽배송을 통해 보다 신선하고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비건 쇼핑몰들과 차별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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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네이처 상품기획팀 박정환 팀장은 “최근 국내 채식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상품의 도입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고민을 해왔다”며 “이번 헬로네이처 비건존 오픈이 비건 장보기의 편의성을 높이고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패션업계에서도 '비건 레더'를 사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뷰티업계 역시 비건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지난해 "모든 제품을 2020년까지 100% 비건으로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유통업계 전반에서 비건 시장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국내 비건 시장의 확대는 더욱 급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건 시장이 큰 폭으로 커질 전망인만큼 유통업계에서도 초기 단계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직은 비건 메뉴들이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대체육 등의 개발이 더욱 활발해지고 더 많은 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힘쓴다면 가격까지 낮아져 많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