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큐·아이원·올원뱅크 이어 우리은행도 ‘원’다른 의미 담았지만 해외진출 노린 전략도모바일 BIB 전략, 자율성 부여해 신속한 의사결정
  • ▲ 왼쪽부터 KEB하나은행 '원큐뱅크', 기업은행 '아이원뱅크', 농협은행 '올원뱅크', 우리은행 '원터치뱅크'.ⓒ각 사 모바일뱅크 홍보화면.
    ▲ 왼쪽부터 KEB하나은행 '원큐뱅크', 기업은행 '아이원뱅크', 농협은행 '올원뱅크', 우리은행 '원터치뱅크'.ⓒ각 사 모바일뱅크 홍보화면.

    KEB하나은행의 ‘원큐뱅크’, 기업은행의 ‘아이원뱅크’,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름 안에 ‘원’이란 글자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8월 출시 예정인 우리은행의 새로운 모바일뱅크 이름도 ‘원’으로 정하면서 모바일뱅크 브랜드는 ‘원’이란 말이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혔다.

    굳이 원조를 따지자면 KEB하나은행의 원큐뱅크가 가장 오래됐다. 하나은행은 국내보다 캐나다에서 먼저 사용했는데 이름에는 최고와 통합을 상징한다.

    초기 숫자 1을 활용해 ‘1Q’라고 했지만 국내도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원큐라는 한글 이름도 갖게 됐다.

    KEB하나은행의 원큐뱅크는 2015년 3월, 국내 상표 출원을 마쳤다.

    기업은행의 아이원뱅크는 약 1년 뒤처진다. 서비스는 2015년 6월 출시됐지만 상표권 출원을 2016년 2월에 신청한 탓이다.

    아이원뱅크의 뜻은 ▲똑똑한(Intelligent) ▲나만의(Individual) ▲인터넷전문은행(Internet bank)의 ‘I’와 모든 은행 서비스를 하나(one)의 앱으로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는 카드 브랜드가 시초다. 2015년 NH농협카드가 범농협 계열사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NH올원카드에서 따온 것이다.

    이후 2016년 농협은행이 모바일뱅크를 선보이면서 올원뱅크로 정했다. 올원뱅크의 의미는 한번(ONE)의 인증으로 범농협 금융그룹 상품 및 송금, 결제, 생활 제휴서비스를 모두(ALL)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 상표 등록일은 2017년 4월이다.

    ‘원’ 대열에 뒤늦게 합류한 우리은행은 한국의 화폐단위를 선택한 사례다.

    우리은행은 우리(Woori)의 W, 온라인(Online)의 ON을 합쳐 WON으로 정했다. 항상 고객과 연결돼 있는 모바일뱅크를 추구하겠단 의미다. 여기에 우리나라 1등 은행(No.1)이라는 속내도 감춰져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모바일뱅크 브랜드를 정하는데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만 정작 국내 고객들에겐 관심이 적은 편이다.

    대체로 모바일뱅크 이름으로 불리는 것보다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내보다 해외를 노린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내은행 명을 영문으로 표기했을 때 낮설지만 ONE이란 표기는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의 화폐단위가 WON(원)인 만큼 한국과 이미지를 연상하는데도 효율적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모바일뱅크 전략을 BIB(bank in bank)로 설정해 놓고 있다.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해외 진출에서도 은행이 법인을 설립해 진출하는 것보다 현지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뱅크 협업으로 우회 진출을 꾀하는 곳도 있다.

    농협은행도 올원뱅크의 분사를 검토하는 등 모바일뱅크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