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한일 갈등에 우리 시장만 주가폭락·환율급등외국인들 글로벌 시장서 한국 자산 팔아치우고 떠나"일본 조치에 한국 필요 이상 대응땐 양국 손해만 커져"
  •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엷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문대통령은 이날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엷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문대통령은 이날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국민들을 독려했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더 이상 우방국으로 평가하지 않겠다며 경제 전쟁을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항일 독립운동하는 분위기를 몰아가지만 더 큰 피해는 우리 기업들이 받고있다.

    5일 한국 주식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시가총액 50조원이 증발했다. 외국인들이 기업들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떠난것이다. 국민연금등 기관이 1조원을 쏟아부으며 심리적 저지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 없었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를 돌파하면서 원화 가치도 폭락하고 있다.

    6일 점심시간에 광화문 식당가를 매운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달러를 사라거나 엔화를 사둬야 한다며 심드렁하게 옥신각신 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 주가·환율 국내 정치로 방어 안돼…세계시장서 한국 가치 낮아지는중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아직도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일본, 실리적 접근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한국이 더 손해가 크다는 점은 일본이 3개 품목을 허가 대상으로 발표한 7월 1일 이후 주가지수의 변동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 전 거래일인 6월 28일의 니케이 225 종가는 21,276이었는데 8월 2일 종가는 21,087이었는데 1% 정도 떨어졌다"며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30에서 1998로 7.2%, 코스닥은 691에서 616으로 10.9%정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흐름은 주말을 건너뛴 5일에도 이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하락한 ,946.9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무려 45.91포인트(7.46%) 급락한 569.79로 마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경제가 우리 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 시장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주가 폭락에 불을 붙였다.

  • ▲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로 장을 마쳤다.ⓒ한국거래소
    ▲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로 장을 마쳤다.ⓒ한국거래소

    ◇ 소재산업육성·남북경협 발언도 "글로벌 시장에 잘못된 신호 준다" 지적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142억원과 371억원을 팔아치웠다. 원화가치도 급락했다. 환율이 전날 달러당 장중 20원 넘게 폭등하면서 1,200원대로 올라섰다.

    1달러를 사는데 1200원이 넘는 돈을 쥐어줘야 한다는 소리다. 이말은 곧 세계시장에서 한국돈의 가치가 아주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국민들은 정부가 일본을 우방국 명단에서 제외하고 100여개의 핵심소재 산업을 5년안에 육성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도 일본에 대한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우방국 제외로 한국은 청와대부터 온 나라가 들끓는데 일본은 시종일관 차분한 반응인것을 보면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우리가 훨씬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들어간 상황에서 한일간의 경제 전쟁까지 불 붙으며 그 폭발력은 국내총생산(GDP)대비 일본의 35% 수준에 불과한 한국 시장으로 옮겨붙는 형국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내일 당장 통일이 되도 북한과의 경제 협력은 불가능한데 대통령이 불필요한 말을 자꾸 내뱉는 바람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다"고 씁쓸해 했다.

  • ▲ 일본 한국 백색국가 제외 결정 (CG)ⓒ연합뉴스
    ▲ 일본 한국 백색국가 제외 결정 (CG)ⓒ연합뉴스

    ◇ 전문가들 "뭘 위한 한일전쟁이냐, 하루빨리 일본과의 관계 복원하라" 조언 봇물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우방국 명단에 올라갔던 나라는 한국뿐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중국도 그동안 품목별로 허가를 받아왔고 핵심 소재와 부품은 물론 장비까지 일본산 제품을 사다 썼지만 그동안 일본이 수입을 막아서 큰 피해를 본적은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즉 우방국 명단에서 빠진 것 자체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양국의 맹목적인 반일 반한 시위가 양국 국민들의 감정의 골을 더 깊게 하는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청와대 수석이 선동하고 집권여당이 확대하고 언론이 확산하는 작금의 반지성주의와 감정의 과잉으로 인해 지식인도 전문가도 스스로 침묵하고 있다"며 "지금 앞장서서 정부 입장과 다르면 친일, 매국, 이적으로 단죄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부정이거나 너무도 몰염치한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김근식 교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마저 무형의 힘으로 겁박하고, 스스로 자기 입에 재갈을 물리게 하고, 하고 싶은 말도 눈치보며 자기검열하게 만드는 정도의 반일민족주의는 결코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경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도 "백인우월주의나 반일 종족주의나 그 원인은 마음 속에 분노와 적개심"이라며
    "한국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제 불매운동'도 하나도 다르지 않은 마음의 적개심 배설 운동일 뿐이며 미국 오하이오 테이턴(Dayton)과 텍사스 엘패소(El Paso)에서 발사된 총알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일갈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도 "일본이 우리에게 한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하면 일본은 더 센 무기를 들고 나오고 우리도 그에 반응하는 비합리적 몰입의 상승이 일어나서 양국이 손해를 본다"며 "일본보다는 우리의 손해가 훨씬 큰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는 미국의 중재를 이끌어내는 협상용 무기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