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서울역 이오타 PF 1500억 익스포저 … 연장 거부 후 공매 절차우리, 가계연체율 0.50%·NPL 0.37% … 11년래 최고 수준하나, NPL 1조1250억 ‘역대 최대’ … 부실 총량 급증환율 1530원·외환손실 4000억·달러예금 60억달러 이탈 … 건전성 타격
  • ▲ 이오타 서울 조감도 ⓒ이지스자산운용
    ▲ 이오타 서울 조감도 ⓒ이지스자산운용
    환율 1530원 돌파와 금리 7% 재진입 등 고환율·고금리 충격이 누적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 한복판 대형 개발사업까지 공매에 넘어간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동시에 상승하며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3일 금융감독원 및 은행 공시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PF 관련 대형 사업 리스크가 지표에 직접 반영됐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0.40%,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42%까지 상승하며 최근 수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 연체율 역시 0.329%로 코로나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역 인근 개발사업 '이오타 서울' 선순위 대주인 국민은행은 브릿지론 연장 거부 이후 공매 절차가 진행되면서 약 1500억원 규모의 부실 익스포저에 노출된 상태다.

    우리은행은 가계와 자영업자 부문에서 부실이 집중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0.50%까지 상승하며 약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가계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37%로 상승했다. 취약차주 중심의 연체 확대가 이어지며 리테일 기반 건전성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부실의 규모 자체가 문제로 부상했다.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1조 125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기존 1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자산 증가 속도를 웃도는 부실 확대가 이어지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이다.

    은행권 전반의 건전성도 악화 흐름이 뚜렷하다. 5대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6%로 두 달 만에 0.10%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 연체율은 0.67%로 0.17%포인트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0.40% 수준까지 상승하며 부실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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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1~7.01% 수준으로 상단이 다시 7%를 돌파했다. 석 달 사이 0.7%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확대됐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이 107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금리 0.25%포인트 상승 시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조8000억원 증가하는 구조다.

    여기에 환율 상승이 은행권 부담을 한층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30원대를 터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 자산 증가로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하는 구조다. 은행권에서는 환율 10원 상승 시 CET1이 약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4대 은행 합산 RWA는 약 850조원대에서 860조원대로 12조원 이상 증가했다.

    외환손실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4대 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4000억원이 넘는 외환거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달러예금까지 흔들리고 있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약 60억달러 감소하는 등 자금 흐름 변동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고환율·고금리·PF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충격 국면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PF 중심 기업 리스크, 우리은행은 가계·자영업 부실, 하나은행은 부실 총량 확대라는 서로 다른 취약 요인이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환율 상승이 단순 외환 변수에 그치지 않고 자본비율과 유동성까지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라는 것.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이 동시에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PF와 취약차주 부실이 더 빠르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PF 부실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지기 시작하는 초입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