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 시 팰리세이드 등 인기모델 생산 박차수출 본격화로 하반기 해외판매 회복 기대부결 시 그룹사 교섭 '먹구름'…업계 전체 부정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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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수출규제의 여파가 가져올 결과는 무엇일까. 현대자동차는 대외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8년만에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상 마무리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이었다. 예상 밖의 소식을 접했다. 현대차 노사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것.

    조짐은 있었다. 현대차가 파업권을 획득하고도 집중교섭을 선택하면서다. 노사 양측은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 대외 위기 속 한걸음씩 물러나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마침표를 찍는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오늘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7년간 이어온 파업을 끊어낼 수 있을지 결정된다.

    지금껏 전개된 상황을 보면 찬반 투표도 기대해볼 만 하다. 조합원들의 현명한 한 표가 하반기 실적 회복에 매진하는 현대차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지 달렸다.

    추석 전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면 현대차는 인기모델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 등을 앞세워 해외 판매실적 회복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국내 고객들에게 심어준 긍정적인 인상이 고무적이다. 지금껏 현대차 노조는 고임금에도 발목잡기만 일삼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이 무분규로 마무리되면 이런 인식은 옅어질 가능성이 크다. 극한의 위기에선 노조 역시 자제할 수 있단 인상을 남길 수 있단 얘기다.

    특히 한국지엠 노조가 임단협 몽니를 부리고 있어, 현대차 행보는 더더욱 부각된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미 세 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총 파업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 노조의 눈치를 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들은 지금껏 해온대로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무리지었단 전제 하에 얘기하는 것이다.

    부결된다면,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더 강한 요구를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안통한다면 이런 악한 경영여건 속에서도 집단 행동을 취할 수 있다.

    그룹 전체에 미칠 파장도 만만찮다. 우선 추석 이후 진행될 기아차 노조의 임단협에 부정적이다. 임기가 만료된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추석 전 마무리가 어렵다 판단, 차기 집행부에서 교섭권을 넘긴 상태다. 맏형 격인 현대차의 부결에 기아차 교섭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제철 노조도 힘을 받게 된다. 이들은 현재 부분파업 등을 일삼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의 화기애애한 교섭 분위기 속 총 파업은 자제하고 있지만, 태세 전환은 언제든 가능하다.

    업계로 보면 한국지엠의 총파업은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다. 르노삼성 노조 역시 전체 분위기에 따라 강경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현대차 임단협 찬반투표 결과가 가져올 나비효과는 조합원들이 자칫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한표 이상의 의미다. 3일 새벽에 도출될 것으로 보이는 현대차 임단협 투표 결과에 그룹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오늘 늦은 밤 혹은 내일 아침 일찍, 8년만에 무분규로 현대차가 임단협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