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슐리 쉐프박스 론칭양식부터 한식까지 다양5년내 7000억 목표… 밀키트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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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외식 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불황에다 규제 직격탄으로 국내 외식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를 맞자 가정간편식(HMR)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올해 밀키트 브랜드 '애슐리 쉐프박스'를 정식 론칭했다. 밀키트란 손질이 끝난 식재료와 양념을 넣고 정해진 순서대로 조리하기만 하면 되는 HMR의 일종이다. '누구나 뚝딱 요리, 우리집이 맛집이 된다'는 슬로건으로 애슐리 인기 메뉴를 비롯해 양식에서부터 한식 등 다양한 요리를 판매한다. 가격은 올라 파히타가 1만5900원, 감바스 1만3900원, 우삼겹 국물떡볶이가 6900원 선이다. 네이버쇼핑과 이랜드몰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으로 오전 11시 전 주문 시 다음날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이랜드가 밀키트를 론칭한 까닭은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불황으로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외식 트렌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외식보다 HMR을 이용해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랜드는 밀키트 시장에 주목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으로 성장했다. 5년 안에 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신세계와 한국야쿠르트, GS리테일, CJ제일제당 등이 진출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 3월 정식 론칭해 사업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외식전문기업에서 론칭해 소비자들 역시 타밀키트 브랜드에 비해 맛있다는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분위기를 귀뜸했다. 이어 "밀키트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판매로 향후 사업을 조금씩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이후 이랜드그룹이 침체에 빠지면서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속했던 이랜드파크의 실적이 하락하며 외식명가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중국에서 자연별곡&애슐리, 커피빈 사업까지 중단하면서 최대 외식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2016년 이랜드파크의 매출은 8054억원에서 2017년 6824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영업손실도 130억원에서 17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5754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선택과 집중'으로 외식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은 덕분이다. 2017년 외식사업 영업손실은 60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0억원의 영업이익을 봤다. 실적이 부진한 매장은 폐점하는 대신 장사가 잘되는 매장은 업그레이드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랜드파크에 속한 외식 브랜드 16개 중 14개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랜드는 지난 7월1일부터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외식전문회사 이랜드이츠를 설립했다. 대표 브랜드로는 뷔페브랜드 애슐리, 자연별곡 등이 있다.
외식사업부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1000억원 규모 외부 자본을 지난달 사모투자펀드(PEF)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 컨소시엄으로부터 유치했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외식·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이랜드가 HMR을 확대할 경우 기존 업체에 가장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와 한식뷔페 자연별곡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가 브랜드 인지도와 노하우를 활용, 새로운 사업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키트 등은 간편 조리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인기를 끌었다"며 "다만 밀키트 시장에 각 기업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제품의 차별화도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