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안국·라온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 결정내년 금감원 평가 통해 건전성 '취약' 등급 수 곳 통보될 가능성"과거 저축은행사태와 다르다"지만 내년 PF 리스크 지속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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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중앙회
    금융위원회가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문제 삼은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추가적으로 경영실태평가로 저축은행 수 곳에 경고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가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 부과를 결정한데 이어 내년 금감원이 추가적으로 조치가 필요한 수 곳을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전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과정에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적정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부실자산을 처분하고 자본금 증액, 이익배당 제한 등을 권고하는 조치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말 금감원은 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지표 관련 경영실태평가에 나선 바 있다. 여기서 자산건전성 4등급(취약)을 금융위에 통보하고 그에 대한 후속 절차가 이번에 진행된 것이다.

    이번 두 저축은행의 경영개선권고로 저축은행 업권에는 충격파가 불가피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저축은행 사태에서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여러 저축은행들이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해 줄줄이 시장에서 퇴출된 전례가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경험한 예금자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이번 저축은행들의 경영개선권고 결정이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는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지나친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가 대주주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와 대규모 불법, 부실대출 등이 경영 상황이나 부동산 경기 하락과 맞물렸다면 이번 조치는 신속한 건전성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

    더구나 이번 경영개선권고에 영업 관련 조치가 빠지면서 6개월 간 정상적인 영업도 이뤄진다. 금융위는 6개월 간의 경영개선권고 이행 기간 중이라도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이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되면 조치를 종료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안국과 라온저축은행도 부실채권 정리와 자본 조달 등 경영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계획하고 이행하는 중이다. 안국저축은행은 지난 3분기부터 현재까지 약 5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한데 이어 오는 26일에는 수십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라온저축은행도 지난 2~3분기에 약 200억 원 규모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매각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도 뱅크런 사태 등의 우려가 크진 않지만 수신잔고 동향을 점검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저축은행업계에서 PF 리스크와 건전성 이슈는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감원이 이번 조치 이후에도 6월 말 기준, 9월 말 기준 경영실태평가에서 '취약' 등급을 받은 저축은행 수 곳을 추가로 금융위에 통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직 확실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부실을 정리해야할 저축은행들이 남아있고 내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축은행업계도 긴장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