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거래서 1456.4원으로 마감...야간거래서 1460원선까지 올라글로벌 금융위기 최저치 이후 가장 낮은 환율대통령 탄핵 이후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발의 가능성에 휘청美 Fed 매파적 태도·신흥국 외환 흐름 등도 영향
  •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 때 1460원까지 올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할 수 있다는 정치권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졌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안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56.4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지만 야간 거래에서 1460원선까지 올랐다. 오후 3시 30분 원-달러 환율은 전날인 지난 23일 대비 4.4원 오르며 19일 이후 나흘 연속 1450원 대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3일 원-달러 환율이 1483.5원을 기록했던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환율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권한대행 마저 탄핵 대상에 오르면서 이 같은 정치 불안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정치 불안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말까지 1300원대였던 환율은 비상계엄 이후 1440원을 웃돌더니 최근에는 1450원대까지 올라섰다. 이제는 1460원대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태도 또한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 지난 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원화 뿐만 아니라 아시아 통화들과 신흥국 통화들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24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7엔 대, 위안-달러 환율은 7.30위안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국 달러 자산이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 화폐가치도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달 19일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치인 6.3헤알까지 밀려났고 브라질 중앙은행이 긴급히 80억 달러를 투입해 간신히 6헤알대로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대비 헤알화는 25% 급락했다.

    멕시코도 지난 20일 심리적 저항선인 1달러당 20페소 선이 깨지고 20.05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는 최근 트럼프 고관세 위협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환율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강달러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모든 통화에 대한 달러 강세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됐고 신흥국 시장이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악화될 경우 가뜩이나 위태로운 국내 외환시장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