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오토론 잔액 4개월 새 580억원 줄어금융당국 오토론 자제요청 여파, 연체율 쭉↑연체↑ 원인, 경기침체+은행 관리 부실 지적
  • 시중은행들이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야심차게 뛰어든 오토론(자동차구입목적 대출)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금융당국이 대출한도와 보증한도에 제동을 건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신한․우리․KEB하나․농협)의 오토론 잔액은 지난 4월 4조5480억8000만원에서 4개월 만인 지난 8월 4조4900억8000만원으로 580억원 줄었다.

    그동안 은행권의 오토론 시장은 빠르게 세를 확장해왔다. 2015년 7920억1000만원에서 꾸준히 급성장하면서 지난 4월에는 4조5480억8000만원에 달했다. 4년도 채 안돼 474%(3조7560억7000만원)나 성장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부터 그 기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 ▲ ⓒ각 사
    ▲ ⓒ각 사
    은행은 캐피탈업계와 달리 SGI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을 받기 때문에 오토론 고객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소득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보증서가 발급되므로 고신용(1~3등급) 고객을 낮은 금리로 끌어들였다. 캐피탈사의 금리는 3%대 후반에서 4%대지만 시중은행은 3%대 초반이다.

    2010년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마이카 대출을 선보이면서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상품을 선보였다.

    캐피탈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오토론 시장에 은행권의 질주가 이어지다 그 기세가 꺾인 이유는 갈수록 올라가는 연체율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국내은행 자동차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 0.45%였던 오토론 연체율이 올 2월에는 1.08%까지 뛰었다. 같은 시기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0.4~0.6%였음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신차보다 중고차의 연체율이 더 높은데 중고차의 경우 1%후반까지 치솟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4월보다 지난 8월 4대은행의 오토론 잔액은 줄었지만 연체율은 오름세를 보였다.

    결국 금융당국이 지난 2월 시중은행의 오토론 연체율을 살펴본 이후 은행권에 오토론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은행권은 지난 5월부터 자동차대출한도를 1억원에서 6000만원으로 낮췄다. 서울보증보험의 담보비율도 110%에서 100%로 내리고 만 25세 미만 고객은 담보비율을 80%로 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동차금융 부실발생이나 회수 관련 노하우가 캐피탈사에 비해 부족한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과 대출액 감소, 보증한도 축소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