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평균신용 934.2점인터넷은행 주담대 평균신용 960점대…초고신용자 수준부실여신 늘자 고신용 고객 위주 대출취급은행권 가계여신 부실채권 규모 2년새 67%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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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를 제공하더라도 고신용자가 아니라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아졌다. 최근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초고신용자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고금리와 경기부진이 겹친 영향으로 부실여신이 쌓이고 있어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 위주로 대출을 내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신용점수는 934.2점으로 1년 전(912.2점)보다 22점 뛰어올랐다. 올해 1월과 비교해도 3.6점 올라간 수치다.은행별로는 하나은행 940점, 신한은행 935점, NH농협은행 933점, KB국민은행 932점, 우리은행 931점 순으로 나타났다.인터넷전문은행 주담대의 신용 문턱은 시중은행보다도 높았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가 내준 주담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63점, 케이뱅크는 961점으로 초고신용자 수준이었다.일반적으로 신용점수 900점 이상은 고신용자로, 950점 이상은 초고신용자로 분류된다.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은행권의 대출 심사 문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대출이 까다로워진 건 예상보다 길어진 고금리에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부실여신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올해 3월말 기준 부실채권 규모는 1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전체 부실채권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크지 않지만 증가 폭이 기업대출 못지않다.가계대출 부실채권 규모는 올해 3월말 기준 2조5000억원으로 2년 전 같은 달(1조5000억원)과 비교해 1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9조2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은행권에서는 장기화된 고금리에 따른 수요 측면의 변화도 평균 신용점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갑자기 심사 기준을 대폭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주로 상환 여력이 있는 고신용 고객들이 새로 대출을 일으키고 있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