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판 벌린 LG VS '번인' 역공 나선 삼성연말까지 해결 기미 없는 소모전 이어져… 내년 CES 관심집중글로벌 TV업계 '양대산맥', 서로 저격하는 '난타전' 전락 우려
  • ▲ 지난 9월 IFA 2019에서 삼성 QLED 8K TV를 전시중인 모습 ⓒ삼성전자
    ▲ 지난 9월 IFA 2019에서 삼성 QLED 8K TV를 전시중인 모습 ⓒ삼성전자
    지난 9월 'IFA 2019'에서 시작된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TV전쟁이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장기화될 분위기다. LG전자가 해외 주요 국가에서 삼성 QLED를 저격하는 방식으로 올레드TV를 홍보하기 시작한데 이어 삼성도 올레드TV의 '번인(Burn-in)'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TV 공방은 점입가경이다.

    이제 관심은 내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20'으로 쏠리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TV업계 양대산맥이 서로를 다시 저격하는 난타전이 벌어질 가능성에 우려가 쏟아진다. 3년 만에 CES 기조연설에 나선 삼성전자가 TV분야에서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도 주목받는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IFA 2019에서 시작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공방전은 올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방전 돌입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맞제소를 한 두 회사는 최소한 제소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초까지는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회사의 상황을 보면 이 같은 관측에 더 힘을 싣는다. 공정위 제소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TV전쟁은 지난달 다시 유튜브를 통해 불붙었고 국내를 넘어 해외 주요 시장까지 판이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TV 공방전을 시작한 LG전자가 무서운 기세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북미와 유럽, 아시아 주요 시장 곳곳에서 올레드TV를 홍보하며 삼성전자의 QLED TV와 비교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각 국가에서 운영하는 LG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이 같은 글을 게재하는데 더해 오프라인 홍보 행사에서도 QLED를 저격하는 영상이나 설명 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업계 최대 성수기인 4분기 들어서는 양측의 공방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북미 최대 세일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박싱데이 등이 시작되기 앞서 해외시장에서 QLED를 깎아내린 LG전자에 삼성도 OLED TV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지적되는 번인(화면 번짐) 문제를 지적하는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 삼성 '10년 번인증상 무상보증' 프로그램 광고 ⓒ삼성전자홈페이지
    ▲ 삼성 '10년 번인증상 무상보증' 프로그램 광고 ⓒ삼성전자홈페이지
    삼성은 이달 들어 '번인 걱정제로 QLED TV'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10년 번인 증상 무상보증'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10'년이라는 보증기간을 전면에 내세우며 올레드TV와 달리 번인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 14일부터는 번인 현상이 발생한 TV를 소비자들이 직접 제보할 수 있는 '번인 TV 제보전'도 시작했다. 사실상 번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LG 올레드TV를 겨냥한 행사로, 올레드TV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이를 계기로 QLED를 사용할 수 있게 구매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실제 올레드TV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번인 현상을 제보하고 보상판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더불어 당장 두달 앞으로 다가온 CES 2020에서 삼성과 LG가 전면전을 치룰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CES를 앞두고 이미 양사에서 '8K TV' 인증 로고를 제작하는 등 본격화 되는 8K TV 시장 패권을 두고 또 다시 맞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처음으로 TV전쟁이 시작됐던 IFA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고 유럽권 시장을 중심에 둔 행사라면 CES는 TV업계 최대 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주목도가 더 높다는 점에서 더 날카로운 공방이 진행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공정위 제소 결과가 아직 발표되기 전인 만큼 현재보다 더 강도 높은 비난이 오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과 LG의 치열한 TV전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우려를 표함과 함께 특히 내년 CES라는 국제 무대에서 비방전을 삼가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완전한 전면전은 피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CES 전까지 공정위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추가적인 공개 저격은 부담이 되는게 현실이다.

    3년 만에 CES 기조연설을 하게 된 삼성이 TV사업에 대해 어떤 미래 비전을 제시할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CE(가전)부문과 VD(영상디스플레이)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현석 사장이 기조연설을 맡으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미래 가전상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동시에 가전에서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TV의 미래 비전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