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치방·산토리·아사히 등 자체적으로 재고 보유 중일본 맥주 수입사, 지난 여름 이후 추가 발주 중단소매업체 중 맥주 판매액 가장 높은 편의점도 '울상'
  • ▲ 편의점 맥주 진열대ⓒ박소정 기자
    ▲ 편의점 맥주 진열대ⓒ박소정 기자
    연중 최대 맥주 소비 시즌인 여름을 앞두고 지난 7월부터 확산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일본 수입 맥주가 큰 타격을 입었다. 주류도매상과 대형마트, 편의점에서 외면받으면서 수요가 사실상 멈춰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된 이후 큰 타격을 입은 일본 맥주 회사들은 반일 감정이 사그라들기를 기다리며 재고를 쌓아놓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상반기까지만해도 수입 맥주 매출액 1위는 일본 브랜드 제품이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하는 아사히맥주는 백화점, 할인점, 체인슈퍼 등 소매업장 매출액이 지난 1분기 416억3900만원으로 수입 맥주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 불매 운동 이후 분위기는 역전됐다. 아사히맥주는 지난 1분기 대비 3분기 매출액이 139억5100만원으로 약 66.5% 감소했다.

    수입맥주 브랜드 순위 1위로 높은 인기를 얻었던 아사히는 현재 자체적으로 맥주를 보관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재고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라며 "시장상황을 보고 있으며 현재 자체 창고에서 제품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사히그룹은 소비자들이 유럽 맥주로 알고 있는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 '코젤', 이탈리아 '페로니' 등도 소유해 해당 브랜드도 불매 제품으로 언급되고 있다. 

    기린이치방을 수입하는 하이트진로는 "7월 불매운동 시작 이후 기린이치방은 추가 발주를 하지 않았다"라며 "남아있는 재고는 어떻게 소진할지 결정된 바 없어 우선 내부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토리를 수입하는 오비맥주 역시 "지난 여름 이후 발주를 넣지 않았다"라며 "예전에는 2주마다 발주하는 사이클이 있었으나 시장상황이 좋지 않고 회복되지 않아 발주를 중단한지 오래됐다"고 밝혔다.
  • ▲ 2018년 누적 맥주 시장 점유율 및 매출액ⓒ식품산업통계정보
    ▲ 2018년 누적 맥주 시장 점유율 및 매출액ⓒ식품산업통계정보
    소비자 구매와 직결된 소매업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맥주 시장 매출액이 가장 컸던 편의점은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해 재고 부담으로 울상 짓는 점주가 많았다.

    서초구의 한 CU 편의점 직원은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팔리지도 않기도 해서 현재 가지고 있는 일본 맥주는 없다"며 "일본 맥주가 차지했던 매대는 다른 맥주로 채워져있다"고 설명했다.

    A 편의점의 한 점주가 공개한 아사히블랙, 아사히, 아사히프라임, 코젤다크, 삿뽀로, 산토리, 기린이치방, 아사히블랙, 아사히캔, 삿뽀로캔, 기린이치방 등 일본 맥주 판매 수치를 살펴보면, 8월 이전 3개월간 아사히맥주는 227캔이 팔렸다. 그러나 일본 불매 운동이 본격화된 8월부터 11월1일까지 판매량은 13캔으로 1주일에 1캔씩 팔린 셈이다. 

    155캔 팔린 기린이치방맥주는 1캔에 그쳤다. 코젤 다크 역시 44캔에서 1캔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다. 

    B 편의점 직원은 "아사히, 아사히블랙, 코젤다크 등 일본 맥주지만 조금이라도 팔릴까 진열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며 "권장 판매 기간이 지나면 맥주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반품을 진행해서 물량을 회수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C 편의점주는 "편의점 맥주 판매량 1~3위가 일본 브랜드였기 때문에 재고 부담으로 인한 영업적 손실보다는 맥주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 더 큰 손실"이라며 "본사에서도 재고에 대한 방침보단 맥주 소비량을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는 일본 맥주 재고 처리에 대한 본사 대응 방침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CU 관계자는 "일본 맥주를 수입맥주 행사품목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편의점별 일본맥주 보유 재고가 많지 않다"며 "일본 맥주 발주는 점주의 선택권으로 본사에서 일본 맥주 재고 처리에 대한 지침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GS25 관계자는 "현재 일본 맥주 재고에 대한 본사 지침은 없다"라며 "시장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 ▲ 일본 맥주가 진열된 편의점 맥주 진열대ⓒ박소정 기자
    ▲ 일본 맥주가 진열된 편의점 맥주 진열대ⓒ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