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첫째주 사장단·임원인사...내달 6일 예상안사장 단독체제 1년...해외사업 집중의미 연임 무게
  • ▲ 안재현 SK건설 사장. ⓒ SK그룹
    ▲ 안재현 SK건설 사장. ⓒ SK그룹
    SK그룹 연말 임원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안재현 SK건설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하락과 실적 부진으로 고전중이지만 안재현 사장에게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 5조5477억원을 거뒀다. 작년보다 16.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1693억원, 13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9%, 16.4%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3분기 성적표만 두고 보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SK건설은 작년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공개한 바 있다. 아산배방 펜타포트 프로젝트 관련 상가를 할인 매각한 탓에 대손상각비 400억원을 반영했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7년 3분기와 비교했을때 95% 가량 감소한 수치다.

    그 이후에도 실적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주력산업인 해외플랜트 사업이 주춤한 탓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8% 넘게 축소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 시공능력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까지 맛보면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안재현 SK건설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작년말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난뒤 안재현 사장 단독체제를 유지한지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았고, 해외통인 안사장이 추진중인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SK건설은 해외 신규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에티하드 철도건설공사 A공구, 6월 런던 실버타운 터널공사, 벨기에 PDH플랜트 기본설계사업 등을 수주했다. 

    아직 성과는 미미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서유럽 플랜트시장에서 국내업체 최초로 기본설계(FEED) 분야로 진입한 것을 두고 커다란 공을 세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EPC(설계·조달·시공) 전 진행되는 공정인 기본설계(FEED)는 미국이나 유럽업체들의 기술장벽이 워낙 높아 국내업체들이 쉽게 발을 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영국에 이어 벨기에에서도 기본설계(FEED) 수주에 성공한 SK건설은 이를 발판삼아 유럽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수익성을 창출하기 어렵지만 향후 공사가 완료되고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면 탄탄한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안재현 사장의 노력이 결실이 맺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SK그룹에서도 안 사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 

    SK건설은 올해 SK디스커버리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향후 IPO를 진행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기관투자자들과 3년 약정으로 주가수익 스왑(PRS, Price Return Swap)를 체결했다. 

    당시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28.25%를 PRS방식으로 3041억원에 처분했다. 향후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팔때 이득을 보면 SK디스커버리가 차액을 얻고, 반대로 손해를 볼 경우 SK디스커버리가 이를 보전해야한다. 

    PRS계약 기한(3년) 이내 상장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지분 재매각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지분을 매각한 SK디스커버리로서는 향후 상장 진행 시점에 SK건설 기업가치가 높아야만 이득을 볼 수 있다.

    안 사장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최측근인 점을 감안할 때 SK건설 주가를 높여야하는 특명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조심스럽게 안재현 SK건설 사장의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SK그룹은 통상 12월 첫째주 목요일에 사장단과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올해 역시 오는 12월5일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작년에 1960년대생으로 한차례 세대교체가 이뤄졌고 현재 경영진에 대한 그룹 총수의 신뢰가 높은 편"이라며 "쇄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맞춘 연말 경영진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