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사 잇단 방한… 경제협력 강화 강조"삼성, 중국에서 투자 확대하기를" 러브콜中 투자 드라이브 SK, 미래먹거리 발굴 탄력
  • ▲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성원 기자
    ▲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성원 기자
    삼성과 SK 등 국내 기업들의 대(對) 중국 투자 기대감이 들끓고 있다. 한국과 중국 간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신규 투자의 길이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들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 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조속히 타결할 것에 뜻을 모았다. 양국 기업인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과 지재권 보호, 민간 교류 활성화 등 경제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협력의 기본 방향으로는 ▲자유롭고 개방적 협력 ▲실질적이고 내실있는 협력 ▲대등한 입장에서 협업 관계 추진 등을 제시했다.

    양국 기업인들의 이번 만남은 2016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아직도 미적지근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측의 잇단 방한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중국발(發) 훈풍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

    방한 중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같은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우호 오찬회에서 "한·중 관계는 튼튼한 정치적 협력 속에서 발전할 수 있다.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실현해야 한다"며 "우리는 일대일로와 한국의 발전 계획의 연결을 강화하고 양국 간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끝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열린 '한국-산둥성 경제통상 협력 교류회'에서는 중국 대표단이 국내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산둥성은 광둥성, 장쑤성에 이어 중국 3위 경제권으로, 지난해 중국 GDP의 8.5%를 차지한 지역이다.

    특히 류자이 중국 산둥성 당위원회 서기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있는 딜라이트 전시장을 찾아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둘러보기도 했다. 삼성이 중국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을 고려해 투자 확대 및 신규 사업 지원 등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 10월 중국 시안의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중국의 대외 개방 문은 갈수록 더 크게 열릴 것"이라며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첨단 기술기업들이 중국에서 투자를 확대하기를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SK그룹 입장에서 중국의 우호적인 태도는 반가운 소식이다. SK는 세계 1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보유국인 중국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실제 SK는 최근 중국 최대 투자사 힐하우스캐피털과 1조원 규모의 공동투자펀드를 설립, 중국 현지 벤처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시동을 켠 상황이다. 펀드는 SK그룹의 중국 지주사인 SK하이나가 1000억원, 힐하우스가 9000억원을 출자한다. 조성된 펀드는 바이오, 소재,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SK그룹의 미래 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신사업 발굴에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회장도 수차례 중국을 방문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달 22~24일 열린 난징포럼에 참석한 최 회장은 SK그룹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첨단소재 등 분야에서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온 사례를 소개하고, 러우친젠 장쑤성 당서기 등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사업협력을 모색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SK그룹의 신경영전략으로 제시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다만 최 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투자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