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으로 적자폭 확 줄여… 내년 1분기 흑자 전환 기대티몬, 롯데에 매각설 일단락됐지만… 수익 제고로 몸값 높이기 관측 우세"잠재력 높은 기업…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
  • “최근 매각설이 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적자를 극복하고 좋아지는 변곡점에 와 있는데 매각을 급히 진행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최영준 티몬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최근 불거진 티몬의 매각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의 대답은 ‘노’였다. 최영준 CFO는 “우리 회사 최대주주가 사모투자펀드다 보니 인수설이 계속 나온다. 적당한 시점에 팔아야 하는 회사는 맞지만, 팔려고 회사를 운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몬 지분의 약 80%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다. 쿠팡, 11번가, 위메프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계 중 티몬만이 유일하게 최대주주를 사모펀드로 두고 있다.

    최 CFO은 “티몬과 롯데 간 당사자가 아니라 브로커 등 주변에서 이뤄진 통상적인 소통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롯데 이외에 다른 회사와의 접촉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와의 인수합병설을 부인한 티몬의 당면 목표는 흑자전환이다. 티몬은 장기적으로 내년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재도약이 목표라고 밝혔다. 

    티몬은 지난해만 해도 월평균 90억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4분기(에비타)를 집계한 결과 적자가 10억 원 중후반대로 확인됐다. 지난해 대비 적자 폭이 80% 이상 개선된 수치다. 

    거래액도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3분기 6% 신장했다. 손실이 발생하는 거래액이 줄며, 이익을 발생하는 거래액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매입을 통해 월평균 수십억의 적자를 내던 ‘슈퍼마트’를 접고 시간대별 특가 상품을 정기적으로 선보이는 ‘타임 커머스’로 전환한 뒤 실적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특가 행사 때만 혜택을 받고 사라지는 ‘체리피커’ 대신 충성 고객층이 강화됐다는 점도 유의미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월 구매 고객 중 5회 이상 구매한 고객 비중이 지난 1월 45%에서 올해 11월 52%까지 늘어났다. 

    그는 “티몬을 찾는 고객의 특징은 핸드폰을 보다가 ‘특가’ 상품이 있으면 충동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충성고객들을 꾸준히 유치해 ‘특가 연계 플랫폼’ 영역을 구축하려고 한다. 또 판매자는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고객에게 일정 금액 회비를 받아 수익화하겠다”고 전했다.
  • 티몬은 현재 큐레이션딜, 즉 ‘타임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다. 타임커머스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가격이 낮아지면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면서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도 최 CFO는 “가격경쟁력이 강한 상품을 제공하면서도 회사가 제공하는 쿠폰비용은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오픈마켓에 물건을 파는 셀러는 광고비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똑같은 브랜드라 할지라도 상단에 위치한 제품이 잘 팔리기 마련이다. 광고비는 목이 좋은 곳을 잡는 데 필요한 비용이다. 

    하지만 티몬은 타임커머스 매장에 들어가는 셀러에게는 따로 광고비를 받지 않고 있다. 셀러 입장에서는 광고비를 아낀 비용으로 제품 가격을 낮춰 티몬에 제공한다. 박리다매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경쟁사처럼 할인 쿠폰 제공과 같은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직매입 및 물류비 절약, 할인 쿠폰 마케팅비 절약의 효과가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는 게 티몬 측의 설명이다.

    최영준 CFO는 “유통회사가 쿠폰을 붙여서 팔면 투자금을 계속 유치해도도 영원히 적자밖에 나지 않는다. 이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라며 “타임커머스 방식으로 판매량이 급증해 특가로 팔더라도 수익이 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됐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위기감도 계속되고 있다. 티몬은 최근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신한캐피탈과 국내 한 저축은행에서 900억원 규모의 자본을 조달했다. 이는 모두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전망이다.

    최CFO는 “더 이상의 자금 수혈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만 8304억원을 웃돈다. 티몬이 좀 더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책으로 비용구조 개편을 통한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은 이유다. 

    티몬은 흑자전환을 한 뒤 상장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년 이르면 3월, 늦어도 6월 중 손익을 내기 시작하면 하반기 중 상장 준비를 해서 2021년 중반 상장을 하는 게 목표다. 상장 시 확보한 자금은 티몬이 스스로 성장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그는 “회사를 팔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진 않는다”라며 “먼저 혼자서도 잘 설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우리는 당장의 거래액보다 회사가 갖는 잠재 능력을 평가합니다. 티몬은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다. 나중에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