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연속 흑자…'만년 적자' 탈출했으나 컨센서스 한참 못 미쳐문재인 정부 무리한 탈원전 정책에 영업손실↑…각종 악재 덮쳐2016년 시총 37조서 8년 만에 12조대…주가 고점 대비 69%↓증권가 목표주가 잇따라 하향…"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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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한국전력)의 주가가 속절없이 내리고 있다. 부진한 실적과 더불어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8% 넘게 하락하는 등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수년간 주식시장에서 추락을 거듭하는 와중에 실적마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거두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한국전력은 지난 17일 거래일 대비 0.82%(160원) 상승한 1만9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은 최근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달 들어 주가가 8.1%가량 하락했다. 한전은 증권가 컨센서스(2조6288억 원)보다 절반 이상 낮은 1조2993억 원의 영업이익을 지난 1분기에 거뒀다고 발표했다. 

    한국전력은 앞서 지난해 5월 11개월 만에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난 바 있다. 작년 3분기 1조88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무려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만년 적자에선 탈출했으나 이번 1분기 실적은 어닝쇼크(실적 부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부진은 원전 핵처리 단가가 10년 만에 2배 상승함에 따라 원전 연료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RPS)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석탄 연료비가 원자재 가격과 디커플링하며 늘어난 점도 어닝 쇼크의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들도 한전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한국전력의 목표가를 종전 3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25%가량 내렸다. 이밖에 메리츠증권(3만1000→2만7000원), 신한투자증권(2만9000→2만6000원), NH투자증권(3만→2만8000원) 등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NG 및 석탄 구매 가격, 유가 연동 가격 및 시장 가격 시차, 구매 국가별 석탄 가격 차이, 자체 석탄 처리 제반 비용 등이 예상보다 컸다"라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9% 하향한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국내 전력‧에너지 공기업의 맏형이지만, 주가가 10년 전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을 수년째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전력은 연간 12조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회사였다. 당시 시가총액 37조 원을 웃돌아 삼성전자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5년 내내 탈원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막대한 적자를 누적, 정부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실제 한국전력은 2018년 2080억 원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해 2022년 32조 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도 4조5416억 원에 달한다.

    주가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 2016년 5월 13일 기록한 고점(6만37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무려 68.9%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2위에서 26위로 하락했다.

    증권가는 적절한 전기 요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국전력의 진정한 실적 개선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이마저도 빠른 시일 내 전기 요금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 요금 인상 명분은 충분하지만 여름이 지나고서야 가능할 전망"이라며 "전기 요금은 8월 이후 인상이 가능하지만 재무 구조를 포함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명분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불안한 유가와 환율 등으로 인상 폭은 기존 5원 내외에서 10원 이상이 필요하다"라며 "만약 올해 중으로 요금 인상이 없다면 재무 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발전원, 송배전 등 투자까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2년 주기로 조정되는 핵연료 처리 부담금 단가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하면서 원자력 연료비가 전년 대비 약 3000억 원 증가했다"라며 "연간 1조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올해 실적에 추가 반영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올해 평균 전력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약 7원/kWh 상승을 가정한다"라며 "소비자물가 부담이 완화되는 하반기에 요금 인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